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일째 되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자국내 극동지역에서 주둔중이던 군대를 유럽으로 이동시키고,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선 날이 밝자마자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또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정부청사를 목표로 한 대규모 폭발이 있었고, 남부 헤르손은 러시아군이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미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 규모의 2차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침공 6일째, 러시아군 행렬 64㎞…전날보다 늘어
외신 보도를 종합해보면, 우크라이나에선 이날 오전 날이 밝자마자 수도 키예프를 중심으로 여러 도시에서 러시아군 공습에 대비한 사이렌이 울렸다. "러시아군의 또 다른 폭격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키예프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테르노필, 빈니차, 볼린과 함께 키예프 서쪽 리브네에서도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내 극동지역에 주둔해 있던 러시아군이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러시아군은 유럽과 아시아 국경에 위치한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며, 훈련 내용은 군부대와 각종 무기들을 장거리 이동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키예프로 향하는 러시아 지상군 호송대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CNN 등이 보도한 미국 막사테크놀로지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장장 약 64㎞에 달하는 러시아 지상군 호송차량 행렬이 키예프를 향해 진군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이 지상군 출발지가 벨라루스라고 전했다.
새롭게 공개된 이 사진은 키예프 외곽에 도달한 러시아군 수송대가 이전에 측정한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진 것을 보여준다.
막사는 이날 오전에는 호송차량 길이가 약 27㎞이었으나 오후 약 64㎞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호송대에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등 군수차량이 포함됐다.
막사 대변인은 "호송대가 키예프 도심에서 약 64㎞ 떨어진 안토노프 공군기지에서부터 우크라이나 프리비르스크 북쪽까지 뻗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비르스크는 키예프보다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과 체르노빌에 더 가깝다고 부연했다.
막사는 또 러시아군 호송대가 이동한 이반키프의 북쪽과 북서쪽에 있는 여러 주택과 건물에서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연기 기둥의 원인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 병력이 전날 대비 5㎞가량 진군, 키예프로부터 약 25㎞ 거리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그들(러시아)이 계속 나아가 (키예프를) 며칠 내에 포위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럴 것으로 보이고, 그게 그들(러시아)이 관심을 가진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부와 인근에 전투 병력 15만명 중 75%가량을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 계속 접근하려 한다면서도 "우리는 아직 그들이 (키예프) 도심 바깥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인들은 키예프 주변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르키우 시장 암살 시도 폭발…러, 남부 헤르손 장악
러시아는 지상군이 계속해서 키예프로 전진하는 동안 끊임없는 공습으로 키예프 등 주요도시를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선 정부청사 바로 앞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안톤 게라슈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폭탄 테러는 통행금지가 해제된 지 2시간 만인 오전 8시께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이고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레호프 시장은 러시아군에 대항해 방위군을 이끌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전날 밤과 이날 아침에도 하르키우가 표적이 됐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은 전했다.
하르키우에서 키예프로 향하는 오흐티르카에선 우크라이나 군인 최소 70명이 숨졌다.
B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지난달 27일 러시아군이 군사 기지를 포격해 이 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미주 오흐티르카는 현재 러시아군이 포위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날 현재도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잔해 속을 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영웅들에게 영원한 영광"이라는 글을 올리며 군인들을 기렸다. 의회는 그들이 그래드(GRAD) 다연장로켓포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은 러시아군에 포위됐다.
우크라 24 TV는 "시내는 사실상 포위됐고 러시아군과 군사 장비가 사방에 배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도시는 흑해 인근 오데사와 가까워 음식물 반입이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다만 전력과 수도는 끊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헤르손의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이 도시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있다"며 "헤르손은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 "러, 2차 병력 투입 준비 완료…우크라군 압도"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28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 규모의 2차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익명의 한 의원은 CNN에 "그 부분은 우리를 낙담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또 러시아군이 사방에서 키예프를 포위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악한 시가전이 임박했다고 말했다고 해당 브리핑에 정통한 소식통이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익명의 한 의원은 CNN에 "그 부분은 우리를 낙담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또 러시아군이 사방에서 키예프를 포위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악한 시가전이 임박했다고 말했다고 해당 브리핑에 정통한 소식통이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 건강도 도마 위에 올랐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원 브리핑에 참석한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정신건강이 언급됐지만 어떤 내용이 공유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다만 그래슬리 의원은 브리핑과는 관계 없이 푸틴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미 관리들은 브리핑에서 며칠 전만 하더라도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입장을 바꿨다며 무기 뿐만 아니라 제재 측면에서도 서방이 단합하는 모습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유엔은 침공 닷새 째인 전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자 102명을 포함해 최소 40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피란민은 5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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