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입체모형지도를 사용해 3차에 걸친 이스라엘 현장학습을 마친 성서지리연구원 이주섭 목사는 "성경 속 이스라엘 현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위치를 모형을 통해 확인함으로 전체적인 개념을 잡을 수 있어 이해를 더했다. 이스라엘은 자주 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 가서는 전체적인 윤곽을 잡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모형을 사용하면 부분과 전체를 한번에 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이번 현장학습의 소감을 밝혔다.
본지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이주섭 목사는 매년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이끌고 성경이 쓰여진 실제 현장을 다니며 이스라엘의 지형과 기후를 비롯, 문화와 언어, 풍습에 이르기까지 성경을 이해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배경을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마지막으로 방문한 서부지역 미국장로교(PCUSA) 계속교육 관련 목회자들이 현장학습 이후 자체적으로 네트워킹 그룹을 결성하기로 해 의미를 더 했다.
성경의 배경과 큰 관련이 없는 기념교회를 순회하는 일명, '성지순례'로 알려진 이스라엘 방문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목회자들마저, 짧은 열흘의 기간 동안 실제 현장을 다니면서 성경이 실제 쓰여진 곳인 이스라엘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면서 맺어진 결실이다.
네트워킹 모임은 앞으로 이미 이스라엘 현장을 학습했던 이들과 앞으로 동참하게 될 이들을 묶고, 주변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학습의 필요성을 알리며, 본인들 역시 지속적으로 이스라엘 현장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는 등 큰 그림을 그렸다. 또한 성경의 배경 세미나와 더불어 입체모형지도 보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회장으로는 캘리포니아 트라이밸리장로교회 이명섭 목사가 섬긴다.
이주섭 목사 역시 40일간 열흘 간격으로 세 그룹을 이끄는 것이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기쁘다면서 이번 방문에 개인적인 열매 또한 있었다고 밝혔다.
"중간에 6일 정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기간 동안 330년, 유대광야에 체리톤 수도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도원 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 614년, 페르시아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의수도원과 회당이 완전히 파괴되기까지 있었던 '유대광야의 수도원'을 연구하고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세속화되고 인본주의적으로 치우치는 현대 교회들에게 고대 광야의 수도생활은 '경건에 대한 추구'를 새롭게 하고, 자칫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이민교회들이 다시 깨어나는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글과 사진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수님의 부활을 앞두고 고난주간을 지나고 있는 요즈음, 이스라엘 현장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지금 이 시기는 이스라엘 계절이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때로, 우기에서 건기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이때는 일교차가 매우 커 밤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새벽에는 이슬이 맺혀 동사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기도하신 겟세마네 동산은 고지대로 더욱 추운데, 이곳에서 피땀 흘려 기도하신 것이 얼마나 절절한 기도였는지, 제자들이 잠든 것을 염려하시면서 깨우시지 않았다면 얼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현장의 상황을 알면 예수님께서 당하신 그 십자가의 길이 얼마나 큰 고통과 아픔 가운데 있으셨나 더 절실하고 깊이 깨달아 집니다. 물론 우리가 있는 곳이 성지이지만, 이런 내용들과 지식을 간과해 버린다면 성경해석의 매우 중요한 도구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