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선거대책위원회는 1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본부 압수수색을 반려한 것을 직무유기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특별 검사(특검)를 요구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 측은 신천지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 보도를 언급하면서 윤 후보가 검찰 권력과 정치적 이익을 사교 집단을 위해 맞바꿨다는 비난도 내놓고 있다. 주술과 사교 논란을 확산해 중도보수충의 이탈을 노리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날 세종전통시장 즉석 연설에서 윤 후보가 전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는 '완전히 쇼였다'고 발언한 것도 공격했다. 윤 후보가 무속인의 조언을 듣고 압수수색을 반려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신천지라고 하는 종교집단 중심으로 감염이 퍼져나가는데 빨리 명부 구해서 압수수색해서 조사해라는 게 어떻게 정치적 쇼 될 수 있냐"며 "말이 안되는 이유고 다른 이유가 또 제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선일보 유력 일간지가 직접 지면에 쓴 것"이라며 "땡땡(건진)법사가 이만희도 영매이기 때문에 거기 해꼬지 하면 당신 하고자 하는 일이 방해 받을 수 있으니 안했다고 실명으로 기사 나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쥐꼬리만한 권한으로 압수수색이 아니라도 행정조사로 명부를 확보했고 가평까지 쫓아가서 교주 검사받게 만들었고 관련시설 다 폐쇄해서 그분들의 원수가 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같은날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충남·충북 공약을 발표하기 전 윤 후보가 건진법사의 조언을 받고 신천지 압수수색을 반려했다는 즉석연설을 되풀이했다. 공세 수위는 더 높아졌다.
그는 "중요한 일들을 주술사들에게 샤머니즘에 의존해서 결정하면 우리 모두가 샤머니즘의 희생자가 된다. 다시 궁예 지배를 받는 암흑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며 "사교 신천지가 비과학적 주술로 국가 국정을 농단하게 될 가능성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점쟁이가 던지는 또는 주술사가 던지는 엽전 몇개와 쌀 한 움큼에 부채도사의 부채 따라 여러분의 운명이 결정되기를 바라느냐"며 진영 총결집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신천지가 국민의힘 경선 기간 윤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국민을 위한 권력 행사를 포기하고 사익을 위해서 직무를 유기하고 사교 집단 신천지로부터 정치적 이익을 받은 중대범죄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충남·충북 공약 직후 '윤 후보를 실제 수사기관에 고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국기를 흔든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특검으로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술과 사교가 국가 최고 지도자에게 영향 미쳤다는 사실, 특히 검찰 권력과 정치적 이익을 사교 집단 위해서 맞바꿨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진상 규명과 검찰의 중립성을 신뢰하기 어렵고 특히 대선이 끝나면 더 어려울 것이어서 어떤 경우라도 특별 검찰을 통해서라도 진상 규명과 처벌이 필요하다 본다"고 부연했다.
선대위는 '윤 후보=신천지' 프레임 구축에 나섰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신천지와 윤 후보 사이의 연관이 드러나자 코로나 확산 위기를 불러온 신천지에 대한 철저한 수사 지침을 쇼로 모는 파렴치한 모습은 볼썽 사납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홍준표 선대본 상임고문까지 인정한 신천지 개입설, 신천지 전 간부들의 윤석열-신천지 커넥션 의혹 증언에 대해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판대 수석대변인도 윤 후보의 종교계 포용 행보에 대해 "윤 후보가 갑작스럽게 천주교와 기독교를 끌어안으려는 것은, 무속인 비선 실세 논란에 이어서 신천지 경선 지원 의혹마저 터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천주교나 기독교는 사이비종교로부터 받은 도움을 가리기 위한 위장막이 아니다"며 "윤 후보는 사이비 종교인과의 관계를 정직하게 밝히고, 천주교와 기독교계에 즉각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윤 갈등 당사자'이자 윤 후보에게 2020년 신천지 본부 압수수색을 요구한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12일 페이스북에 '신천지 사건 일지라는 제목'이라는 문서와 함께 대검 포렌식팀 파견은 윤 후보가 아닌 자신의 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윤 후보가 대선 후보 4자 TV토론에서 자신의 신천지 압수수색 요구를 '완전히 쇼'라고 평가절하한 것에 대해 "입만 열만 거짓말을 한다"고 공격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와 민주당의 공세에 반격하고 나섰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이 후보와 선대위의 '윤석열=신천지' 프레임에 무고죄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와 민주당이 대선을 치르기 위해 남은 전략은 겨우 '허위 무속 프레임'밖에 없다"며 "거듭된 부동산 실정과 이 후보의 말 바꾸기 때문에 국민들 앞에 감히 '정책'을 내세우기 어렵고, 업자만 배 불린 대장동, 백현동 비리로 '유능'을 입에 올릴 수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부부의 업무추진비 유용 때문에 국민들 앞에 '청렴'을 말할 수 없고, 측근 챙기기로 인해 청년들에게 '공정'을 설파할 수도 없다. 그러니 허위 네거티브에만 의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무속인 조언을 듣고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을 고발했다"며 "이 후보도 직접 허위 네거티브를 제기해 TV토론을 막장으로 만들었다. 너무나 다급해 보인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윤 후보는 27년간 검찰에서 증거와 법리에 입각한 합리적인 수사와 공소유지를 해 왔다"며 "그 과정을 수많은 국민과 직장 동료들이 지켜보았다. 무속인이 의사 결정에 관여한다는 식의 허위 프레임은 비웃음을 살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대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방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자, 내부 회의를 거쳐 임의 자료제출 형식으로 수사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한 것으로 그 과정이 전부 언론에 보도됐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추 장관이 신천지를 강제 수사하라고 공개 지시한 것은 방역 당국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이 튀기 위한 '정치 쇼' 였을 뿐 국민의 안전을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라며 "언론에 미리 공개하고 압수수색하는 경우는 없다. 신천지 측에 압수수색을 나갈 예정이니 자료를 없애라고 미리 알려준 격 아닌가"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요한 문제로 판단해 대검 과장을 중대본에 보내 회의를 하도록 했고, 이강립 복지부 차관을 필두로 중대본이 압수수색을 강력히 반대하자 이를 수용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 후 대검 디지털팀으로 하여금 감염병예방법에 의해 신천지 교인과 시설 명단을 임의제출하도록 설득해 중대본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건네줬다. 방역 당국의 과학적 우려를 고려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압수수색보다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런 합리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지켜보고 관여한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어떻게 무속인의 말을 믿고 압수수색을 막았다는 헛소리를 할 수 있는가"라며 "먹힐 리도 없는 '허위 무속 프레임'을 위해 윤 후보를 거짓으로 고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민주당 의원들과 관련자들에 대해 무고죄와 공직선거법위반죄로 형사고발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