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주말 사이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미국의 긴축 공포로 인한 위험자산 매각 기조 탓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가격이 주식시장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주말 비트코인 가격은 3만4000달러대로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약 6만8000달러)에서 절반가량 내린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45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4300만원대를 기록했으며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글로벌 시세 평균은 3만5000달러선이다.
◆위험자산 회피에 하락… 주가 흐름 지켜봐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및 긴축정책에 대한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위험자산 매각 기조가 암호화폐로 확산하면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의 후오비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올해 글로벌 유동성을 감소시키면서 암호화폐가 장기간 가격 하락에 직면하는 약세장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나임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주식과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주식시장의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조 디파스퀄 암호화폐 헤지펀드 비트불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이번 주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미국 시장이 월요일 강세를 보인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급락으로 주요 방어선이 깨질 경우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가버 거백스 자산운용사 반에크 디지털자산 전략 총괄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12만4000개의 평균 단가는 3만200달러"라며 "이는 중요한 지지선"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스태티지는 민간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만약 이 가격 아래로 떨어진다면 비트코인은 2만달러를 향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 역할 무너져
마켓워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디지털 금'의 한 형태라는 주장도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는 예상보다 빠른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급락한 반면 가치 저장 및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알려진 금은 이번 달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디파스퀄 CEO는 "암호화폐는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는 '디지털 금'과 같은 헤지 수단인지, 아니면 주식이 계속 떨어질 경우 하락할 위험자산인지를 알아내는 중"이라며 "낙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장기 데이터를 인용하지만 최근 2년간의 데이터는 비트코인 가격과 주식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락장에서 비트코인 41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정말 싸게 팔고 있다"고 말했다.
거백스 총괄은 비트코인 가격이 더 하락하면 기관투자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를 모색하는 기관의 유동성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며 "많은 기관이 비트코인이 1만달러에서 거래됐을 때 진입하지 않으면서 사상 최고치인 6만8000달러까지 상승한 랠리를 놓쳤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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