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가 2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경우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친문 그룹에서 민주당내 주류인 '86(60년대생, 80년대 학번)그룹 용퇴론'을 꺼낸 것에 뒤이은 쇄신 메시지인 셈이다. 이 후보가 연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가운데 당내 기득권을 겨냥한 '정풍운동'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김영진 사무총장과 정성호, 임종성, 김병욱, 문진석, 김남국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7명은 국민이 선택해주실 이재명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을 것임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시는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에 부응하겠다"며 "동시에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이재명 후보와 대선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요구하고, 함께 해나갈 것을 다짐하겠다"고 했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한 이들은 지난 2017년 대선부터 이 후보를 도왔거나 학연 등으로 인연을 맺은 최측근 그룹이다. 이들은 경선 당시에도 선제적인 2선 후퇴 선언을 통해 옛 박원순계, 86그룹에 주요 요직을 양보한 바 있다.
전날 친문 재선으로 최고위원을 지낸 김종민 의원이 "586 용퇴론이 나온다. 그러나 임명직 안하는 것만으로 되나"라며 "이 정치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 계속 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것 아닌가"라며 86 용퇴론을 꺼내기도 했다.
이는 최근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0%를 돌파하지 못한 채 벽에 부딪힌 데다가 내홍을 수습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격차를 벌려간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보수 야권이 전열을 정비하면서 '정권 심판론'이 다시 힘을 받자 문재인 정부 주류를 차지했던 86그룹 뿐만 아니라 친문, 중진 전체로 범위를 넓혀 기득권을 내려놓는 쇄신을 통해 여론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여기에 윤 후보와 회동한 경선 경쟁자 홍준표 의원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요구해 논란이 벌어진 것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재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구태한 모습을 보이고 '윤핵관'들의 입김도 여전하다"며 "후보가 현장에서 절박하게 노력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의 쇄신 의지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하나씩 답해가는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관건은 정풍운동에 대한 호응이 당내에서 연쇄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 혁신위원회의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연임 금지 초과 금지 등 정치개혁안의 처리 계획이 보다 구체화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뿐 아니라 대선 후 열리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대다수가 86, 친문, 다선 중진인 만큼 이들에게서 전향적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은 정치인의 어음을 믿는 게 아니라 현금을 원한다. 젊은 사람들이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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