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대책위원회 운영과 당직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사퇴결의안을 철회했다.
이준석 사퇴 결의까지로 치달았던 6일 당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가 직접 나서 이 대표에 손을 내밀며 화해 무드가 형성됐다. 선대위에서 모든 직을 내려놨던 이 대표가 17일만에 다시 선거 운동을 뛰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6시께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 현장에서는 수시간째 이 대표와 의원들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7시50분 윤 후보가 의원총회가 진행된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 들어서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와 따로 만나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 8시20분 이들 세 사람이 입장과 함께 공개된 의총장은 앞서 보여준 냉랭한 분위기와 전혀 달랐다.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윤석열'을 연호하며 환영했다.
먼저 단상에 오른 이 대표는 앞서 6시께 모두발언을 위해 나섰을 때와는 달리 자켓을 차려입은 채였다.
그는 "지난 한 2주동안 어디 다니면서 자켓을 안입었다"며 "선거에 있어서 전투복이라 생각한 복장을 내려놓은 시기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이 자리에서 제가 후보님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후보님이 의총 직후에 평택에 가는 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운전자격증 가진 자로서 평택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대표의 질문에 윤 후보는 벌떡 일어나 박수로 화답했다. 의총 현장에 있던 의원들도 함께 박수를 쳤다.
그는 그동안의 갈등이 "제 잘못이기 하고, 때로는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모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서로 완벽하게 동지로서 기능 못한 저희 팀의 문제일수도 있다"며 "저는 이 자리에서 원팀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항상 꿈꿔왔던 일을 하겠다며 "내일 당사에, 김종인 위원장이 계시던 방 한켠에 제 침대를 하나 놔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당원의 하나로서, 정말 당대표라는 권위나 자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선거를 뛰겠다"며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원과 국민의 사랑을 받아 선출된 윤 후보가 3월9일 당선자 신분으로, 평생 갚을 수 없을 정도의 응원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을 시작한 윤 후보는 "대표도 그동안의 본인 소회를 다 말하셨고, 의원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 걸로 안다"며 양측을 보듬었다.
윤 후보는 "이제 다 잊어버리자"며 "오로지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그 승리를 통해 우리당을 재건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에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그런 수권정당으로, 다시 저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뛰자"고 했다.
윤 후보의 발언에 의원들은 "다시 시작" "초심으로" 등을 삼창하며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후 국회 본청 앞에 있던 이 대표의 개인 차량을 타고 평택으로 이동했다. 운전대는 약속대로 이 대표가 잡았다.
윤 후보 측은 앞서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경기 평택의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후보는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 3명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