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행여 옆 사람에게 피해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신문을 접어가며 읽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전동차 한 켠에서 바라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구부정한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 없는 사람들 일색, 최근의 대한민국 지하철 풍속도다.
스마트폰 때문에 바뀐 풍광을 바라보면,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자세가 망가지고 몸이 비뚤어지게 된 사람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폰 화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목뼈를 거북이 목 마냥 앞으로 쭉 뺀 채 장시간 있게 되면 목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는, 이른바 '거북 목 증후군'을 앓게 된다. 이는 곧 목과 허리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무척 심각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척추디스크 병원에는 최근 20~30대 젊은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한창 공부에 몰두해야 할 10대 청소년들의 경우도 팔다리 저림 증상을 견디다 못해 결국 디스크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50~60대가 되어서야 노화에 따른 관절 연골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던 디스크가 이제는 연령을 구별하지 않는 병이 된 것이다. 편의를 위해 탄생한 모바일 문화가 젊은 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신 체형교정 전문 포스츄어앤파트너스 황상보 원장은 "경추(목뼈)를 과도하게 앞으로 빼 내밀고 있는 동작은 목과 어깨 근육을 심각하게 뻣뻣하게 뭉치게 하고 경직시킨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근육의 염증을 유발한다. 결국 이는 혈액순환 장애와 척추신경을 막히게 함으로써 팔다리가 저리는 신경통을 유발하게 된다"고 말한다.
거북 목 증후군은 정상적인 C형 목 커브를 일자 목으로 변형시킨다. 또한 척추가 휘고 골반도 틀어지게 된다. 이러한 골격의 변형으로 인해 체중 부담이 고스란히 척추디스크에 쏠리게 되면서 디스크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거북 목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부정해진 자세를 바르게 펴줘야 한다. 1시간에 한 번쯤은 자리에서 일어나 5분 정도 기지개를 360도 방향으로 켜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뻣뻣해진 척추를 펴줘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화면을 눈높이와 수평으로 맞추고 턱을 가볍게 몸 쪽으로 밀어 넣고 응시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에도 허리를 곧게 편 자세에서 팔꿈치를 책상 위에 얹혀놓고 다른 한 손으로 터치하면 좋다.
무심코 바닥에 스마트폰을 놓고 장시간 머리를 숙인 채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 컨텐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내 목과 허리는 결코 스마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