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일찍부터 반발해 온 중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게임에 어떤 외교·공무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이유로는 "신장에서의 인간성에 대한 중국의 계속되는 범죄,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 학살) 등 인권 유린"을 거론했다. 그는 "팡파르(fanfare)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에게는 인권 증진에 관한 근본적 책무가 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인권 지지는 미국인의 DNA"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등에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계속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선수단 파견에 관해서는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하고 운동해 온 선수들을 불리하게 하는 건 옳은 조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미국 공무 대표단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명확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라고 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전 세계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키 대변인은 동맹국 외교적 보이콧 참여 독려 여부에 관해 "그들에게 우리 결정을 알렸다"라고 했다. 다만 "그들이 결정을 내리게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에 "우리가 고려 중인 것(something we're considering)"이라고 답한 바 있다. 미·중 화상 정상회담 불과 사흘 만이었다.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면서, 중국 측에서도 강한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고집을 피운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양국 간 긴장도 재차 고조되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이 '충돌'로 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중국의 반응에 관해 "그들의 의도에 관해 말할 게 없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강경 대응 가능성을 겨냥, "(미·중) 관계를 바라보거나 표현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본다"라며 "초국가적 문제에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 게 아니다. 그건 거래가 아니다"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적 보이콧은 미국 선수들의 게임 참여를 허용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군사·경제적 경쟁자(중국)에게는 중대한 정치적 모욕"이라고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를 평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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