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구성하는 세포 수는 약 30조 개다. 세포가 모여서 '조직'이 되고 조직은 '구조'를 형성하며, 구조들은 '구조물과 통로'를 만든다. 구조물은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강도를 지닌 물리적 기초이며 각자가 품고 있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근육과 뼈, 장기 등이 바로 구조물이다. 통로는 물질이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 몸을 살아 있게 만드는 혈액, 뇌척수액, 림프액, 신경물질이 순환하는 도로이다. 이곳으로 영양분과 노폐물, 산소와 이산화탄소,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등이 빈틈없이 공급돼 쓰이고 돌아온다.
근육은 심장 근육, 내장 근육, 골격 근육으로 구분된다. 심장 근육과 내장 근육은 내가 수축을 조절할 수 없는 불수의근이다, 심장은 수축과 팽창을 통해 혈액을 순환시키고 소화기관에 있는 내장 근육은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이동시키며 소화를 하는 등의 생명활동을 한다. 골격 근육은 내가 수축을 조절할 수 있는 수의근이다. 안구를 움직이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등 몸을 조절하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뼈는 몸을 지탱하고 형태를 유지하며 내장기관을 보호하며 근육의 수축·팽창에 의한 수동적인 운동을 수행한다. 뼈는 단단한 구조물이지만 체내에서는 활성도가 매우 강해 혈액 생성, 칼슘과 인산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기는 간, 심장, 위, 대·소장, 안구 등을 말하는데 우리 몸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신진대사와 항상성 조절, 시각 등을 담당한다.
통로에는 고도화된 순환 구조가 숨어 있다. 통로는 혈관, 림프관, 요도, 소화기(입~항문), 호흡기(코~폐, 땀구멍) 등으로 구분된다. 이 책은 중풍과 비염을 주제로 삼고 있으니 혈관과 호흡기에 대해 주로 논해본다.
혈관에는 물질대사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혈관은 혈액, 전해질, 산소, 호르몬 등을 몸 구석구석까지 필요한 만큼 공급하고 노폐물은 받아와 몸 밖으로 배출하여 우리 몸이 항상 청결한 상태로 있게 해준다. 이 임무가 매우 중요하기에 물질 이동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끝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원뿔 구조'와 혈액량에 맞추어 융통성 있게 변할 수 있는 '혈관 벽의 신축성'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혈관 중 하나인 경동맥을 예로 들어본다.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구조 경동맥
이 설명은 베르누이 효과로 할 수 있다. 동일한 압력으로 유체(혈액)를 밀고 있다고 전제할 때, 계속해서 좁아지는 구조에서는 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관의 굵기가 가늘면 가늘수록 유체가 흐르는 속력은 빨라지고 대신 압력은 감소한다. 머리로 올라가는 혈액은 분수처럼 중력을 이겨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은 경동맥이 좁아지는 것은 전혀 염려하지 않는다. 염려는 사지로 보낸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정맥에 대해하고 있다. 이 정맥은 올라갈수록 넓어지기에 혈류 속도는 감소하고 압력(중력)은 증가한다. 이 압력(중력) 때문에 거꾸로 흐르는 역류를 할 수 있어 정맥에는 역류 방지 판막이 설치돼 있다.
호흡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이다. 경동맥에 적용된 법칙으로 코 숨길의 구조를 설명해보자. 코에서 가장 좁은 곳은 흡기와 호기를 하는 콧구멍이다. 콧구멍에 비하면 코안은 넓다. 왜 콧구멍은 좁을까.
이유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쉽게 하고 산소 흡입을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관이 좁아야 압력이 줄어들고 속력이 올라간다. 이러한 속력을 이용해 폐는 적은 힘으로도 산소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병목구간은 우리의 삶을 도와준다. 정상적인 '병목'인 것이다. 우리 몸은 곳곳에 있는 이 병목구간을 이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혈관의 마지막을 우리는 모세혈관이라 부른다. 갈수록 좁아지는 혈관은 신축성을 갖는다. 이 신축성이 상수도를 먼 곳까지 보내는 가압장 같은 역할을 한다. 가장 과학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몸이다.
현대인은 위험요인 속에 살고 있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복잡하고 예리한 건축물, 깨어지는 순간 흉기로 변하는 유리제품, 살상용으로 만든 총알, 폭탄, 미사일 등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생명이며 '생존하기에 최적화된 창조물'이다. 살아 있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이야말로 진짜 완벽한 기능의 실체적 현재다.
인체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최적화된 구조물을 갖고 있다. 뇌를 지키는 머리뼈, 심장과 폐 등 순환장기를 지키는 흉곽, 나머지 장기를 지키는 복부 근육과 골반이 구조역학적인 비율과 강도를 보유한 채 존재한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대퇴골(넙적다리뼈)은 1톤의 상하충격을 견딜 수 있다.
붕괴된 구조를 끊임없이 복원해주는 것이 의술이다. 인체는 참으로 잘 만들어진 구조물임이 분명하다. 혈관이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은 정상적인 병목현상이다. 문제는 그러한 통로에 있는 돌출된 병목이다. 그 병목을 잡아 바로잡는 것이 필자의 숙명이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중에서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