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당내 경선에서 41.64%의 득표율로 36.31%의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후보로 선출됐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이언주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꺾고 부산시장 후보가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지난 2일과 3일 양일 간 진행된 시민 100% 여론조사에서 41.64%의 득표율로 최종후보로 선출됐다. 나 전 의원은 36.31%, 조은희 구청장은 16.47%, 오신환 전 의원은 10.3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3층 강당에서 경선 결과 발표회를 갖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후보 확정 소감을 밝히기 위해 연단에 선 오 전 시장은 목이 멘 채 "서울시민 여러분 감사하고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시장으로 10년간 살아오면서 격려해주는 시민들을 볼 때 더 크게 다가오는 죄책감, 자책감을 가슴에 켜켜이 쌓으면서 여러분의 용서를 받을 수 있나 하는 한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라며 "이렇게 다시 한 번 열심히 뛰어서 그동안 서울시민 여러분께 지은 죄를 갚으라는 격려와 함께 회초리를 들어줬다고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잘못된 길을 아무 양심의 가책 없이 가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분명한 경종을 울리고 남은 기간 동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정의로운 길을 가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전달하시 선거라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준엄한 역사적 숙명을 제게 주신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자리라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된 오 후보는 향후 제3지대 단일화에 성공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통해 범야권 단일 후보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에 대해 오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야권 분열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히는, 기존의 정치문법과 맞지 않은 나름의 결단도 했었다. 그 충정 단일화 순간까지 조금의 흔들림 없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에 대해서는 "치열하지만 지나치게 네거티브 하지 않으면서 정책 공방을 펼쳤다"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나 전 의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가지런하고 집념이 강하다 무엇보다 정책이 탄탄하고 잘 준비돼있어서 토론 때 공격하기 쉽지 않았다. 저를 담금질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맞수 나경원 후보에게 신세를 졌다"고 전했다.
박형준 교수는 54.40%로 최종후보로 선출됐다. 박성훈 전 부시장 28.63%, 이언주 전 의원 21.54%를 득표했다.
박 교수는 "감사하다. 주어진 공천장이 시민들이 주신 공천권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로지 부산을 위해 제 한 몸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언주, 박성훈 후보에게도 감사하다. 경쟁을 하다보면 얼굴을 붉히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 순간 모든 것을 잊겠다"며 "같이 해준 후보들을 모시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선거"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비판만 하는 정당이 아닌 대안을 가진 정당, 비전을 가진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출된 후보들을 축하하며 "이번 4·7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에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오면서 어떻게 이 당을 추스를 수 있을까 상당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우연치 않게 작년 박원순 전 시장이 갑작스레 성폭력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 인해 생긴 기회가 이번 4·7 보궐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운명은 서울에서 발생한 선거 결과가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번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서 우리 시민들이 성숙한 투표를 행하기를 의심치 않고 있다. 부산선거가 급하다 보니 갑작스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내놨다. 성숙한 유권자들은 거기에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전 시장처럼 서울시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후보가 돼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리라 생각한다"며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반드시 이 선거를 이길 수 있단 확신을 갖고 선거에 임해서 우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두 시장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또 이 선거가 내년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동력을 가지고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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