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가운데,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거짓 해명' 파장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 등이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앞서 사법농단 의혹을 재판을 받던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건강 등을 이유로 사의를 밝혔으나,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회의 법관 탄핵 논의를 언급하며 사실상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김 대법원장 측은 해당 발언이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임 부장판사가 당시 상황을 담은 녹음파일 등을 공개하면서 국면은 전환됐다.
이후 김 대법원장 측은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표했다"며 발언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전날 퇴근길에서도 "만난 지 9개월 가까이 지나 기억이 조금 희미했고 두 사람 사이에서 적지 않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며 "이유야 어쨌든 임 부장판사와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사표 반려 과정에서 나온 김 대법원장 발언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판사는 "어제 오늘 충격이 심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취지의 격앙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는 법원 안팎에서 시도되는 사법부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정욱도 대구지법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31기)는 '지금 누가 정치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법부 구성원들까지 외부의 부당한 정치화에 휘말려 '자중지란(自中之亂)'을 벌이는 일은 부디 없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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