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는 여자가 있다. 훤칠한 키에 단아한 외모, 위풍당당한 카리스마, 거기다 믿음까지 좋으니….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가주 최초의 여성 행장 꼬리표가 붙어, 어딜 가나 ‘톡톡 튀는’ 커리어우먼, 오픈뱅크 민 킴(한국명 김민) 행장을 만났다. 지난 1일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오픈뱅크 본점 집무실에서다.
김 행장은 1982년 USC에서 재정학을 전공한 뒤 윌셔은행에서 3년, 한미은행에서 10년, 나라은행에서 15년간 근무했고, 오픈뱅크 행장에 취임한 지 이제 3년째에 접어들었다. 이 업계에서만 30년 일해 온 베테랑이다. 나라은행 재직 당시 전무를 거쳐 행장이 되기까지 남성 중심의 업계에서 살아 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성공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즐기는 자세’를 첫째로 꼽았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자만이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주해 낼 수 있다는 것.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에요.” 그래서 젊은이들에게도 이렇게 말한다. “최대한 즐기라”고. 또 하나는 ‘목표를 갖고 일하는 자세’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만고불변의 진리이기도 한 이 법칙을 그는 몸소 실천해 왔다. 그래서일까. 또랑또랑하면서도 맑은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숱한 벽을 뚫고 오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터. 그때마다 그는 하나님을 붙들었다.
“뭐든 항상 첫번째 주자가 힘들잖아요. 업계에 팽배해 있는 여성 행장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넘어 서기까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실적과 성과 등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남들의 2-3배는 더 노력했죠. 돌이켜 보면 제가 한게 아니라 결국 하나님이 하신 일이죠. 그분께서 저를 여기까지 훈련시켜 오신 거죠.”
그녀는 최홍주 목사가 시무하는 에브리데이교회 출석교인이다. 기업 운영에 있어 기독교 정신을 발휘함은 물론이다. 기업의 수장으로서 그는 경영진 및 주주들과 함께 오픈뱅크를 하나님의 기업으로, 믿음의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비영리재단 ‘오픈 스튜어드십 재단’을 본격 발족하고 매년 세금납부 전 은행 순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윤의 십일조를 하나님 앞에 드린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청지기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실제로 지난해 말 48개 한인 및 주류 비영리 봉사단체가 이 프로그램의 혜택으로 15만불의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 7월 주주 총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법인 정관에 정식으로 포함시키는 안건을 통과시켜 올해도 어김없이 시행된다. 올 연말까지 각 기독단체들을 비롯한 시민단체와 비영리재단의 신청서 접수를 받는다.
오픈뱅크는 2005년 창립 이후 지난해 6년만에 처음 순익을 기록했다. 그간 평균 4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다 흑자 경영으로 돌아선 것. “누가 봐도 거의 망해가다시피 한 은행을 살리신 건 하나님이 하신 일이죠. 최악의 상황을 겪으면서 주주들도 마음을 내려놓게 되고….”
사실 말이 그렇지 기업 차원에서 십일조를 드린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바로 서면 가능한 일임을 오픈뱅크의 사례를 통해 보게 된다.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꿈과 비전을 말하는 김 행장. 그녀의 말대로 기업 윤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사회 봉사에 앞장서는 ‘착한 은행’, 더 나아가 ‘하나님의 기업’으로 우뚝 서는 오픈뱅크가 되길 기대해 본다.
청지기 프로그램이란?
오픈뱅크가 지난해 설립한 비영리재단 오픈 스튜어드십 재단이 운영하는 ‘청지기 프로그램’은, 인종에 상관없이 은행 인근의 지역 사회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믿음 프로그램’ 선정 단체에 최대 1만 달러까지, ‘소망 프로그램’ 선정 단체에는 3000달러까지 지원금을 제공한다. 청지기 프로그램 신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오픈뱅크 웹사이트(www.myopenbank.com)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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