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자협회 대선공동취재단]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용준 전 헌재소장이 모처럼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김 전 헌재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네거티브 공방만 거듭하면 실망만 안겨드릴 수 있다. 네거티브를 자제하면 다른 후보도 네거티브를 삼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흔히 쓰는 말로 공자님 같은 말이다.
그는 이어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과 능력을 갖춘 후보이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 돼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 역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이 말은 새누리당 입당때도 했다.
김 전 헌재소장의 이같은 발언을 전해들은 적지 않은 국민들은, 적어도 김 전 헌
재소장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온 사회원로로 존경해왔던 국민들은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한때 그렇게 존경받던 분이 겨우 그런 공자님 같은 말씀하려고 정치판에 들어가 자신이 몸담았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나”하는 답답함도 있을 것이다.
김 전 헌재소장이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에 영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계 법조계는 충격으로 술렁거렸으며 일각에서는 강도 높은 비난과 비아냥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한편으론 김 전 헌재소장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서둘러 제자리로 돌아가길 기대했다.
근데 이같은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주저없이 하는 걸 봐서는 대선이 끝나기 전에는 돌아갈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의 개인적 소신대로 헌법질서 수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경제민주화를 도모하고 아울러 나라의 안보를 공고히 하겠다는 박근혜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자격으로 도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처신에 대해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법조계의 의견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가 헌법을 수호하는 최고 권위의 자리를 지낸 분이 특정 정파에 들어가 헌법의 수호의지와 헌법적 가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그의 그같은 정파적 행동으로 그간 그가 내린 판결의 공정성과 형평성마저 의심받고 있지 않는가.
김 전 헌재소장은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평생 들어보지도 못하던 비판과 비아냥을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그러니 법이 정치권력의 아래에서 기생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니냐”는 참으로 모욕적인 말까지 들었다.
그런데도 정치권에 있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
적어도 김 전 헌재소장같은 분은 정치판, 특히 '대통령 선거'란 중요한 사안이 걸려있는 상황에서의 정치판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존경받는 사회원로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한번쯤 더 숙고해주길 기대해본다. 요즘처럼 혼란한 사회분위기 속에서는 중립적 입장에서 나오는 사회원로의 따끔한 훈수 한방이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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