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국회 여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정춘숙 국회 여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27일 진행된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및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신청한 증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여성가족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국고 보조금 횡령 사기와 관련한 윤미향 사건과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와 관련한 증인과 참고인을 단 한 명도 채택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인, 참고인 한 명도 없이 진행되는 게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나. 대체 뭘 두려워하냐"며 "행여나 참고인이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답변하다가 '박원순'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나올까 봐 겁에 질린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통상적으로 수사나 재판 중인 사안들은 증인을 부르지 않는 게 관례"라며 "여야 간사 간에 적절한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다시 항의하려 하자 정춘숙 위원장은 "간사들이 합의하는 게 맞다. 똑같은 얘기를 할 거면 하지 말라"고 저지했다. 통상적으로 국정감사 증인은 여야 간사 간의 합의를 통해 채택된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에 앞서 "꼭 필요한 증인과 참고인들이 나오게 하겠다는데도 채택이 안 돼 국회의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낄 정도로 참담하다"고 짧게 비판했다.

오전 국감의 마지막 질의자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 한 번만 말하라는 위원장님의 야박한 방침 때문에 제 질의시간을 이용해서 의사진행발언 좀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국회에서 24년을 있었는데 증인 참고인 출석 요구를 이렇게 원천봉쇄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핵심증인이 안 될 경우에는 핵심증인 아닌 사람이라도 합의를 해줘서 국정감사에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한 명도 채택하지 않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여당 간사인 권인숙 민주당 의원을 향해 "특히 민주당 지도부의 강력한 지시로 여당 간사께서 합의를 못해주셨다고 하는데,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간사님의 강연을 듣고 지금까지 존경해왔다"며 "국회에서도 용기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1986년 발생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고발자로 성폭력 문제 해결을 모색해온 대표적인 여성학자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미향 민주당 의원, 김재련 변호사,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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