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 이튿날인 26일 외부 조문이 시작되자 이날 오전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지난 25일 향년 78세의 일기로 별세한 이 회장의 장례는 이튿날인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조문을 받는다. 다만 장례 기간 동안 삼성 관계자 등 최소한의 조문객 외에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는다.
이날 오전에는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조문 행렬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 첫 조문객인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오전 9시19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이어 김기남 삼성 부회장, 강인엽 사장, 진교영 사장 등도 9시35분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빈소로 발을 옮기며 "애통합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회장의 조카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 고문, 박학규 삼성 사장, 삼성전자 CEO 출신인 황창규 전 KT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삼성 외 재계 인사들의 조문 발걸음도 이어졌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6분쯤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후 약 10분간 빈소에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와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을 만난 박 회장은 "이재용 회장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까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10시5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로 발걸음했다. 5분여간 조문을 마치고 나온 정 회장은 취재진에게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후 '이재용 체제'로 전환할 삼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좋은 쪽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고인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 경제계에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항상 따뜻하게 잘 해주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범현대가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10시13분쯤 빈소를 찾아 10여분간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정 회장은 "유족께 많이 힘드셨겠다고 전해드렸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12시40분쯤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조 회장은 "위대한 분을 잃어 마음이 착잡하다"며 "(삼성은) 지금까지 했던 대로 하면 될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외부 조문이 시작되며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10시56분쯤 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약 10분간 조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고인께서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를 이루셨다"며 "세계적 기업으로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 대표는 "이제까지 고인께서 해오신 것처럼 한국 경제를 더 높게 고양하고 더 앞으로 발전시키면서 삼성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더욱 도약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태년 원내대표도 11시29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약 10분간 유족을 위로하며 조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고인은) 혁신 기업가셨다"며 "삼성을 세계를 대표하는 초일류기업으로 키웠고 특히 현대 산업에 가장 필요한 반도체를 혁신의 정신으로 도전해서 세계적으로 육성한 큰 공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표가 고인의 별세를 애도하며 공과를 지적한 글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아침에 회의에서 고인의 서거에 대한 추모의 말씀 드린 바 있다"고만 답했다.
이들에 앞서 양향자 최고위원, 안민석 의원도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최고위원은 "손톱만한 반도체 위에 세계를 품으신 세계인이셨고 기술 기반 위에서 미래를 개척한 미래인이셨다"며 "늘 보잘 것 없는 제게, 배움이 짧은 제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라'라고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고 고인을 기렸다.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도 11시32분쯤 빈소를 찾아 5분여간 조문을 했다.
김 이사장은 "평창올림픽 때 총리를 하며 고인을 모시고 유치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우리 기업이, 우리 제품이 세계 일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실현해 보여준 큰 업적이 있어 국민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신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12시15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10분간 유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고인은 창조와 혁신 경영으로 삼성그룹을 재창업했다"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해주시는 분이셔서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2시5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약 10분간 빈소에 머물렀다.
원 지사는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큰 경제 지도자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너무 숙연하다"며 "생전에 남기고 간 혁신, 업의 본질, 경청 등 리더십이 우리나라의 밑거름이 돼서 더 큰 세계 최고의 기업과 나라가 될 수 있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이건희 회장은 '다 바꿔라'고 주문해 초일류가 됐는데, 3대째 더 좋은 기업으로 꼭 이끌어달라고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서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10시56분쯤 도착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약 10분간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잘 이끌어 세계 일류 기업으로 만들었을뿐 아니라 중국과의 인연도 깊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지도자 한국 관광할 때마다 잘 인도받고 중국과 경제 협력 관련 여러 좋은 방향 및 구체적 실천도 했다"며 "이재용 부회장 지도 하에 중국과의 경제 협력관계 한층 높이길 믿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날 오전 별세한 이 회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4일장으로 치러지며 28일 발인이다. 장지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삼성가 선영 또는 수원 선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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