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대선 불출마 종용 논란을 십분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이 10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기대한다는 것 외에는 더 새롭게 말할 것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안 원장의 불출마 종용을 포함해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오히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 국정조사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 측이 잠재적 대선후보를 협박하고 그 정보가 국가기관의 사찰을 통해 얻은 것이라면 심각한 국기 문란행위"라며 "이명박 정부의 광범위한 민간인 불법사찰보다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지난 6월 민간인 불법사찰 재발 방지를 위해 '민간인사찰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면서 "안 원장에 대한 사찰이 사실이라면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발의한 민간인사찰 방지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법안을 폐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지난 6월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조사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조 범위를 현 정부에 국한시킬 것을 요구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의혹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안철수 사찰' 건을 불법사찰 국정조사에 포함시켜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박 후보가 "한쪽에서 신중치 못한 행동을 했더라도 친구끼리 한 얘기인데 확대해석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를 '구태(舊態)'라고 일침을 쏘면서 향후 여야 합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금 변호사와 정 전 공보위원은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동기로 평소에도 가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친한 친구사이였다. 또, 정 전 공보위원이 거론했던 대부분의 안 원장에 대한 문제들도 새누리당 내부나 경찰 등의 조직적인 사찰에 의한 사실이 아닌,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떠돌던 의혹에 불과했다.
결국, 민주당은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떠도는 풍문을 국정조사하겠다는 셈인데, 이는 자칫 민주당이 안 원장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