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강풍으로 피해를 준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밤새 북한을 관통한 뒤 29일 오전 6시께 평안도 강계군 북쪽 약 220㎞ 부근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됐다.
지난 20일 괌 북서쪽 약 57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볼라벤은 지난 25일 본격적으로 북서진하기 시작해 일본 오키나와를 지나 우리나라로 향했다.
볼라벤은 26일 오후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53m에 강풍반경은 무려 550㎞로 강력한 태풍으로 성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북상하기 시작해 일본 오키나와를 지나 28일 새벽 우리나라 제주도 서쪽 해상까지 진입한 뒤 오후까지 서해를 종단하면서 역대 5위의 위력을 자랑하며 강한 바람을 몰아쳤다.
볼라벤은 '강한' 태풍으로서 위력을 계속 유지한 채 오후 4시께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다.
이로 인해 내국인 10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고, 제주 인근 해상에서는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되면서 중국인 선원 5명이 사망했고 10명은 실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결과 이재민은 96가구 222명으로 늘었고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축사, 과수원에 침수 피해가 대거 발생했다.
전국에서 주택 35동이 파손되고 61동이 침수됐다.
또 전국 주택 176만7000가구에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겼지만, 이중 95%인 168만4000호가 복구가 끝났고, 8만3000호는 복구 중이다.
국내외 항공기 결항도 잇따랐다. 국내선 299편, 국제선 154편 등 모두 453편이 결항했다. 국립공원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전 공원이 전면 통제됐다
볼라벤이 서해를 이동한 경로는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다시 밟을 예정이다.
현재 대만 동북쪽 해상에서 북상중인 덴빈은 30일 오전 서귀포 남서쪽 해상에, 31일 오전에는 서울 남서쪽 해상까지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 낮 제주도를 시작으로 30일은 전국이 덴빈의 영향권에 들어 강한 바람과 함께 시간당 최고 30㎜ 이상의 호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