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선에서 통상 전당대회 이후 후보 지지율이 5%포인트 안팎 올라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먼저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밋 롬니 후보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약간 열세인 지지율을 만회하느냐다.
롬니는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오바마가 주인공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음달 초 곧바로 이어져 롬니는 선거일까지 여론조사에서 질질 끌려갈 공산이 크다.
26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지 언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앞다퉈 내놓은 지지율 조사를 보면 대체로 롬니가 오바마를 전국 지지율에서 바짝 뒤쫓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
CNN과 여론조사 전문 ORC가 22~23일 성인 1천55명을 상대로 시행한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투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719명) 가운데 49%가 오바마를, 47%가 롬니를 찍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 간 격차는 통계학적으로 오차범위(±3.5%포인트) 이내에 있는 것이다.
등록 유권자(924명)의 지지도에서는 오바마 52% 대 롬니 43%로 제법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이보다 조금 앞서 시행된 갤럽 조사(16~22일)에서는 오바마와 롬니가 46%로 동률을 이뤘고 라스무센 조사(20~22일)에서도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45%로 호각지세를 보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13~19일)는 전체 유권자 조사에서 오바마가 48%로 롬니를 3%포인트 앞서고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 조사에서는 48% 대 46%로 격차가 좁혀진다고 보도했다.
AP/GfK(16-20일) 조사에서 오바마와 롬니 지지율은 47% 대 46%로 오차범위 이내에서 오바마가 근소한 차로 우위를 보였다.
또 NBC/월스트리트저널(WSJ, 16-20일)은 오바마(48%)가 롬니(44%)를 따돌렸다고 한 반면 폭스뉴스(19-21일)는 롬니(45%)가 오바마(44%)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선거인단 확보 측면에서도 오바마가 아직은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전국 선거인단(538명)의 과반(270명)을 차지해야 한다.
AP통신은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고 가정하면 오바마가 19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에서 이겨 247명을 확보하고 롬니는 24개 주에서 승리해 206명을 챙긴다고 보도했다.
41명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85명이 걸린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오하이오, 네바다, 뉴햄프셔, 버지니아 7개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이기는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2008년 대선 때 이들 지역에서 모두 승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가 현재 시점에서 이길 것이 확실하거나 유력한 주의 선거인은 237명이고 롬니가 확고하게 또는 약간 우세인 지역의 선거인은 206명으로, 오바마가 31명을 더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석 달 전과 비교하면 경합주이던 노스캐롤라이나가 롬니에게 기운 것으로 WP는 분석했다.
따라서 AP통신이 오바마에게 기울었다고 판단한 위스콘신을 초격전지에 포함해 8개 주(선거인 95명)에서 승패가 판가름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WP와 똑같은 분석을 내놨다.
USA투데이는 오바마가 196명, 롬니가 191명을 각각 확보한 가운데 8개 경합주와 뉴멕시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를 합쳐 12개주(151명)에서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결국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롬니 캠프는 전당대회를 통해 부동층 흡수, 호감도 제고 등에 진력한다는 전략이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은 "플로리다 탬파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롬니 지지율이 '실질적으로', 그리고 '눈에 띄게' 치솟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