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최근 ‘비(非)이슬람적(un-Islamic)’이라는 이유로 동성연애자 예술 축제와 알라 문신을 그려 넣은 미국 가수의 콘서트 그리고 여러 책 들을 금지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정부로부터 금지 당한 서적 중에는 이슬람의 종교적 관용과 개혁을 주장하는 무슬림 행동가이자 여류 작가 만지(Irshad Manji)의 ‘알라, 자유 그리고 사랑(Allah, Liberty & Love)’라는 책도 포함되어 있다.
말레이시아의 나집(Najib Razak) 총리와 집권당 UMNO(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에 대한 젊은이들의 지지가 감소하는 가운데 집권당은 말레이시아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Malay)족 무슬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세속주의와 이슬람이 아닌 타종교가 확산되고 있다고 선동하며 각종 행사와 서적을 ‘반이슬람적’이라는 이유로 금지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문예부흥 전선(Islamic Renaissance Front) 연구소의 파룩(Ahmad Farouk) 소장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경 이슬람주의 입장을 견지하여 무슬림들의 지지를 받아 이끌어 내려고 있지만, 말레이 무슬림들은 더 이상 7세기의 무슬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동남아 연구소(Institute of Southeast Asian Studies)의 벵(Ooi Kee Beng) 부(副)소장은, 이러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근시안적인 행동은 수년 동안 노력하여 쌓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의 말레이시아에 대한 신뢰를 잠식할 것이며, 정부와 집권당의 이러한 행동은 집권당이나 말레이시아 사회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4월 말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 룸푸르(Kuala Lumpur)에서 25만 명의 사람들이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 시위를 비난하며 무슬림들에게 이러한 시위에 동참하지 말라는 종교 율령 파트와(fatwa)를 내렸다.
말레이시아에는 전체 인구 2천8백만 명의 60%를 차지하는 무슬림 공동체와 약 9%에 이르는 기독교인들이 있는데, 지난 2010년 1월 말레이시아의 대법원이 ‘알라’라는 용어가 사용된 말레이어 성경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후 여러 교회들이 테러를 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말레이시아에는 정부의 무슬림 말레이족 우대 정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있다.
정부의 무슬림 말레이족 우대 정책에 저항하는 행동 작가 만지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정치와 이슬람 신앙을 연관 지어 생각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데,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Los Angeles Times,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8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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