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서울 소재 유흥업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가 40명까지 늘었고, 클럽에서 작성한 방문자들의 명단 1946명 중 1309명이 연락이 안되는 등 집단감염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긴급브리핑을 열고 "서울시는 지금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며 "이 순간부터 해당시설은 영업을 중지해야 하고 위반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합금지 명령 해제는 향후 별도 명령시까지 이어진다. 무기한으로 조치가 지속되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러한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은 명부의 부정확성,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이 여러 날짜라는 점,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신촌 클럽 등에도 다녀간 점 등에 비춰 운영자제권고 만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편·고통과 경제적인 피해를 감내하며 감염병과 열심히 싸워왔다. 그 결과 K방역으로 세계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단 몇사람의 부주의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되어서야 되겠냐"고 지적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1일에서 2일 새벽 사이 다녀간 용산 이태원 클럽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해당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40명으로 늘었다. 서울 27명, 경기 7명, 인천 5명, 부산 1명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으로부터 받은 방문자 명단을 조사한 결과 전체 1946명 중 오직 637명만이 통화에 응답했다. 나머지 1309명은 통화가 되지 않아 신원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 시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이태원클럽들에서 작성된 명단을 확인한 결과 상당부분 정보가 부정확했다. 구체적으로 출입자 명부 1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고, 나머지 1309명은 불통상황이라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전화불통자 1309명에 대해 경찰과 함께 반드시 검사를 받게 할 것"이라며 "그 전에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7일부터 신속대응반을 구성해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 지역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역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안심이 되면서도 어쩌면 폭풍전야의 고요함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한명의 감염자가 감염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이것이 코로나19의 특징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고 밝혔다.
그는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이태원의 킹, 트렁크, 퀸, 소호, HIM 클럽 방문자에 대해 전수검사 및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시하기로 했고, 지금 파악 되는대로 시행중에 있다. 또한 이태원 다른 클럽 방문자의 경우 증상 발생시 검사를 실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며 사회적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시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라면서 "단 몇 사람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진 것에 시민들의 허탈함과 분노는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 한 분 한 분이 방역의 주체로서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며 "나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생활방역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배민욱 하종민 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