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싸울 예정이다. 그간 미국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가 8일(현지시간) 경선 레이스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승리를 향한 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이번 싸움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그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면서도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협력하겠다면서도 민주당의 올해 대선 공약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남은 경선에서 투표용지상 이름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그(샌더스)는 훌륭한 지도자이자 우리나라의 변화를 위해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 온 사람 중 하나"라고 치하했다.
이어 그는 "당신은 단순히 정치 캠페인을 벌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을 조성했다"며 "당신은 무엇보다도 이 나라의 이익을,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칠 필요성을 우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를 것"이라며 "기후 위기 역시 다룰 것이고 대학 비용을 알맞게 만들고 보건복지를 모두에게 가능하게 하겠다. 이 나라를 재건하는 것뿐만 아니라 탈바꿈시키겠다"고 했다.
이에 CNN, CBS, NBC 등 미 언론들은 샌더스 의원의 하차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민주당 최종 후보 지명이 확실해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바이든은 이미 당의 선두 주자로서 판세가 뒤집힐 수 없을 만큼의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돼 왔다.
최근 민주당 경선에는 당초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등 유력 인사들이 다수 출마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경선이 본격화한 뒤 이들이 성적 부진으로 연달아 중도 하차하면서 민주당의 대권 경쟁 구도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양강 구도로 좁혔다.
바이든의 강세로 샌더스 의원은 결국 두 번째 대권 도전의 꿈도 접게 됐다. 그는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최종 후보 자리를 놓고 겨루다 결국 패배했다.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8월 17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다. 당초 일정은 7월 13~16일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 달 연기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화상 전당대회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2차 세계 대전과 미 남북 전쟁 때도 대선을 치렀다며 11월 3일 대선일을 미룰 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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