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전 세계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 보고서에서 북한을 신종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국가로 적시했다고 VOA가 보도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빈곤 국가의 경제와 식량 안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49개 국가를 지목하며 북한을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 내 1천 220만 명의 주민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영양부족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수치는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 인구수가 표기된 39개의 위기 국가 중에서 나이지리아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앞서 WFP는 지난해 식량농업기구(FAO) 등 4개의 유엔 기관과 협력해 발표한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 상태’ 보고서에서도 1천 220만 명의 북한 주민, 즉 전체 인구의 47.8%가 영양결핍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2018년 보고서에서 북한 전체 인구의 43%인 1천100만 명이 영양결핍 상태라고 밝혔던 것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가 밝힌 49개 위기 국가 가운데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가 33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국가가 북한 등 8개국, 남미와 카리브해 국가 6개국, 유라시아 국가 2개국 순이었다.
보고서는 이들 49개 위기 국가에서 약 2억 1천 200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9천 500만 명은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빈곤 국가들에게는 코로나19 자체 보다 경제적 결과가 더 충격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기아가 심화되고, 전염병이 빈곤국의 경제와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식량 무역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 식량 부족 국가들은 무역을 통해 부족량을 메꿀 수 있었지만 바이러스 여파로 수입량이 줄어드면 식량 안보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 일부 지역 등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둔 국가에서 바이러스가 농업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러스에 따라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서, 저소득 국가에 '파괴적이며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유엔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취약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세계 최빈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멜리사 플레밍 유엔 사무차장은 지난달 25일, 신종 코로나가 보건 체제가 취약하고 허약한 주민들이 많은 나라에 미칠 영향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 달 말 세계 최빈국들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20억 달러의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북한을 우선 지원 국가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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