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양궁의 '에이스' 기보배(광주광역시청·25)가 개인전에서 지옥과 천국을 오가며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에 일곱 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기보배는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기보배는 2012 런던올림픽 대회 6일째인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한국인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을 세트점수 6-5(27-25 26-26 26-29 30-22 26-27)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양궁은 4년 전 베이징에서 끊긴 여자 개인전의 금맥을 다시 잇게 됐다.
이날 경기는 정말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했다.
4세트까지 세트점수에서 5-3으로 앞서 5세트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기보배는 마지막 화살이 8점 구역으로 날아들어 세트점수 5-5가 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제 금메달을 놓고 화살 한 발을 쏘아 점수가 높은 쪽이 이기는 '슛오프'에 돌입한 기보배.
먼저 화살을 쏜 기보배가 예상밖에 8점을 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이럴 수 있을까? 로만도 덩달아 8점을 쏜 것이다. 그것도 과녁 중심에서 기보배의 화살보다 더 먼 거리에 꽂았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금메달의 향방이 로만에서 기보배로 바뀐 것이다.
기보배는 우승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의) 아이다 선수가 마지막 화살을 쏘는 걸 못 봤다"면서 "너무 긴장돼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저에게 (하나님께서) 금메달을 주시려고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을 회상했다.
이날 기보배의 금메달과 남현희·정길옥·전희숙·오하나로 구성된 여자펜싱 플뢰레 단체전에서 동메달에 힘입은 한국은 대회 6일째까지 메달순위 3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