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업을 하는 ‘타다’의 대표와 그 모회사인 쏘카의 대표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형사재판에 회부되었다. 2014년 12월 타다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 우버의 대표가 지난 해 유죄판결을 받고 사업을 접은 것과 동일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유경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여객운송관련 기업대표들이 형사범으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는 이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요구하는 사업면허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여객운송 등의 사업을 하는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을 작성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자란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자동차대여사업,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 및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자를 말한다. 그리고 이들 사업자들은 법에서 요구하는 시설 및 자동차를 보유해야 면허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유경제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타다’나 우버 등은 사실상 시설이나 자동차를 보유할 필요가 없는 사업자들이다. 당연히 면허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면허를 받아서는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혁신기업들이 ‘타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주무부처장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분야에서 ‘O2O’시장을 만들어가는 혁신기업들이 무면허사업자로 분류되어 사업을 하면 형사 및 행정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 불가피하게 외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해외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최근에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해도 세계가전박람회(CES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면서도 주세법상의 면허를 받지 못해 공장 문을 닫게 된 인더케그, 일본과 홍콩에서 인터넷은행사업을 하는 네이버의 라인,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기반의 배송사업을 시작한 토르드라이브 등을 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 정도로 혁신기업의 육성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사실상 지난 2년 반 동안에 혁신기업이 우리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부실패가 명확해져 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한 때는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까지 20조원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었으나 지금까지 이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언론기사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1차, 2차 및 3차 산업을 개별적으로 규제하는 현행 제도를 융합형 혁신사업에 적합하도록 체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기존의 법적 규제들을 혁신형 창조기업들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배제하는 포괄적 특례법을 제정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고 조만간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한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지금부터라도 문재인 정부는 기존사업자 보호에 편승하여 예산만 낭비하지 말고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혁신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법인세를 내고 근로자를 고용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존하는 규제들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외부 기고 및 칼럼, 논평, 성명 등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