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의 구속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이 전 의원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뒤 저녁 늦게 검찰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지금까지의 수사진행상황과 피의자의 지위 및 정치적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대기하던 이 전 의원은 곧장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 직전인 2007년부터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불거진 지난해까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각각 3억원과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채 자문료 형식으로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임 회장과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의 경우 단순한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라 금융당국 검사 무마 등을 청탁하는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의원이 2007년 8월 국회 부의장실에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임 회장을 만나, 금융감독원 검사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정 의원에게 지시해 국회의사당 주차장에서 임 회장이 준비한 3억원을 받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함에 따라 저축은행과 관련한 검찰의 정관계 비리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6일 이 전 의원과 함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체포동의 요구서가 국회를 통과하면 정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번 주중 열릴 예정이다.
정 의원은 이 전 의원이 임 회장으로부터 3억여원을 받을 때 동석해 '공범'으로 적시됐고 2007년 대선을 전후해 1억원 안팎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