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박지성(31)이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입단을 발표했다.
QPR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밀뱅크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박지성을 영입했다고 공식화했다.
입단 발표를 앞두고 지난 7일 급거 영국에 복귀한 박지성은 이날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 마크 휴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QPR의 명문구단 도약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계약기간이 2년이라는 점 외에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지성은 팀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글로벌 스타인 박지성을 영입함으로써 구단이 중요한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측이 제시한 이적료에 동의함에 따라 박지성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다른 제의도 많았지만 QPR로의 이적이 프리미어리거로서 더 큰 뜻을 펼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QPR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적 조건에 대해서는 "돈은 중요하지 않지만 뿌리치기 어려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마크 휴즈 감독은 "박지성의 입단으로 팀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활약을 통해 보여준 박지성의 진가는 QPR 선수로서 발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박지성은 프로선수로 네 번째 팀이자 프리미어리그 두 번째 팀에 둥지를 틀고 축구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지난 2000년 일본 J리그 <교토상가>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박지성은 2005년 7월부터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시즌을 활약했다.
그리고 맨유에서는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과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통산 205경기에 출전해 27골을 기록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8월 맨유와의 세번째 계약을 맺어 내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재도약을 위해 이적의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그라운드에 자주 서지 못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새로운 출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구단으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아 이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이적한 QPR은 1882년 런던을 연고지로 창단돼 2010-2011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고, 지난 시즌에는 리그 17위로 강등 위기를 겨우 넘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QPR의 박지성 영입은 세계적인 구단으로 도약한다는 페르난데스 회장의 구상이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항공사를 소유한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해 8월 구단을 인수한 이후 '제2의 맨체스터시티'를 꿈꾸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