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가수 소향(34·본명 김소향·CCM 밴드 POS 보컬)이 대중음악계 사실상의 공식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계에서는 1996년 데뷔 후 4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CCM계의 디바'로 통했던 소향은 8일 오후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 7월의 가수전 B조 경연에 출연, 무대를 사로 잡으며 신인(?)답지 않은 기량으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소향은 정엽, 박상민, 한영애, 김건모, 김연우 등 쟁쟁한 대중 가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발군의 실력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앞서 '나는 가수다2'에 소향이 7월의 가수전 B조에 새 가수로 투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기독교 팬들은 소향의 소위 '세상무대' 출연에 대해 어느정도 기대와 함께 어떤 평가를 받을 지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소향은 이 같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날 무대서 자신의 기량을 최선을 다해 뽑냈다.
경연자 중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소향은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을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과 함께 강약과 템포 조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관객들의 혼을 빼놓았다.
소향은 한쪽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흰색 원숄더 드레스를 입고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게 '여신'의 자태를 뽐냈으며, 시원시원한 고음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무대를 보여줬다. 소향의 가창력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던 관객들은 소향의 경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본격적인 무대에 앞서 소향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가수다2'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제 안에 있는 음악적 색깔을 최고의 연주자들과 꾸밀 수 있고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며 "인생 한 번 사는 건데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금까지 소향은 종종 지상파 등 대중음악 무대에 서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CCM이 아닌 소위 '세상음악'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소향의 이같은 행보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동안 소향은 '세상과 기독교를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이 CCM이며 자신을 CCM가수로 보든 그냥 가수로 보든 상관없이 자신의 정체성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임을 강조해 왔다.
또한 소향은 자신이 세상무대에서 그저 노래만 불렀지만, 분명히 자신 안에 계신 '그 누군가'가 듣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극했고 그분을 알게 했다는 확신과 이것도 '하나님의 일'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CCM이든 대중음악이든 결국 '어떤 마음 자세로 노래를 부르느냐'가 중요하지 무대 그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다는 것이 소향의 소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나는 가수다2' 데뷔는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본격적으로 실천한 무대로 평가할 수 있다.
소향의 대중음악 무대 진출이 대해 대부분 기독교 팬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날 방송 직후 SNS와 각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이제서야 소향이 나가수를 통해서 새롭게 인정받는걸 보고 기분좋다", "CCM가수 소향씨~오늘 나가수에서 너무 멋진노래 들려주셨어요~ 진짜 소름돋네요", "소향이 나는가수다에 나온다고 욕하시는 기독교님들...그러지마요. 나가수를 통해서 CCM가수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잖아요" 등 기대와 함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소향을 처음 접한 일반인들도 그의 노래 실력에 대해서는 모두 한 목소리였다. "오늘 소향의 무대는 정말 최고였다. 오래오래 나가수 무대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새 가수는 소향, 가창력 뛰어난데…", "故 휘트니휴스턴 보다 더 잘 부르네", "몇번을 봐도 형용할수가없음. 그냥 입이 쩌~~~억..." 등 트위터와 MBC 게시판에서는 소향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날 경연 최종 순위는 김연우, 소향, 한영애가 상위 가수로, 김건모, 정엽, 박상민이 7월의 가수전 B조 하위 가수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