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일 한 농민 집회에 참석했다가 농민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중단 전국농어민대회'에 농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참석했다.
한중FTA중단농수축산비상대책위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3~5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중 FTA 체결을 위한 2차 협상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행사로 33개 농민단체 회원 1만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집회 현장에 도착한 이 의원은 대오에 합류하기 위해 앞쪽으로 걸어가던 중 이 의원을 발견한 한 농민이 "이석기다!"라고 외치자 대여섯명이 순식간에 주위로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농민 수십명이 이 의원과 보좌진을 둘러쌌다.
이 의원 일행이 집회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농어민들은 "여기가 어디라고 왔느냐" "당장 돌아가라" "여기에 (당신을) 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외치며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때는 마침 이 의원을 알아본 사진기자들이 그를 에워싸고 연신 카메라 세례를 퍼부을 때였다.
다른 농민들도 이 의원을 둘러싸며 '애국가도 안 부르면서 왜 이곳에 왔냐', "국가를 부정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냐", '농민집회니까 방해되니 나가라'는 등의 소리를 지르며 그를 내쫓으려 했다.
흥분한 농민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이 의원은 수행원들에 둘러싸인 채 집회 대오 가운데 합류했다.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덕에 더 이상의 추가적인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집회를 마친 이 의원은 "공식 초청을 받고 농민들을 위해 지지 발언을 하러 온 것"이라고만 말하고서 농민들과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