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열리는 제16회 북한자유주간(North Korea Freedom Week) 행사가 미국 워싱턴D.C.에서 28일(현지시간) 공식 개막됐다.
매년 4월 마지막 주에 워싱턴 D.C.와 서울을 오가며 번갈아 개최되고 있는 북한자유주간은 북한인권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북한 동포의 해방과 자유 통일을 위해 16년째 계속되고 있다.
올해 북한자유주간은 뉴호프바이블교회(New Hope Bible Church)에서 주일예배와 함께 제16회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를 비롯한 북한자유주간 참가자들은 이날 9시 30분 뉴호프바이블교회 성도들과 함께 북한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과 동포의 자유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뉴호프바이블교회는 한인들이 거의 없는 미국교회로, 이날 참석한 성도들은 북한 내부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들으며 함께 안타까워 하면서 통성으로 기도했으며, 이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간증을 전한 김용화 회장은 북한 전 공무원 출신으로 1988년 탈북했다가 베트남에서 잡혔고 북송되기 바로 직전에 감옥에서 통역을 도와줬던 이로부터 성경책을 받았다. 그 때 복음을 받아들인 후 강제북송에서 극적으로 벗어나 탈북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탈북 당시 아내와 각각 9살, 6개월 된 자녀를 남겨뒀는데, 탈북 후 북한당국은 우리 자녀들에게 '민족반역자의 씨'라고 하면서 6개월 아이의 정강이를 밟아 불구를 만들었다"면서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남은 일가족을 모두 죽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회장은 현 북한 정권에 대해 "세계적인 노예의 왕국이자 독재자의 나라"라면서 "하는 것으로 볼 때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지금까지 3대를 세습하며 정권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 2,300만 주민들이 이 북한이라는 감옥과 같은 곳에서 죄 아닌 죄를 짓고 살아가는 비참한 실상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저는 살아서 여기 와 있지만 지금도 살아보겠다고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이 있고, 그 중에는 중국까지 넘어갔다가 잡혀서 다시 북송되는 탈북자들도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 정부의 도움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에 대해 "미국은 국민이 북한에 억류돼 있을 때 전직 대통령이 가서 그들을 데려왔다"며 "하지만 지금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해 7명의 한국인이 억류돼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들을 풀어달라는 소리도 못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하나님은 반드시 길을 열어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김정은이 아무리 하나님인척 해도 세계적으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일어나면 이 노예왕국도 오래 가지 못 한다는 것을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북한에 쌀과 성경이 들어있는 페트병을 바다에 띄우는 사역을 펼치고 있는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네이셔널에 대한 소개도 함께 이뤄졌다.
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네이셔널 측은 "현재 북한의 지하교인들은 수입이 금지된 라디오에서 나오는 성경 방송을 듣거나 손으로 쓰인 성경을 읽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그들을 체포하고 유괴하고, 선교사들을 죽이고 있다. 7만 여 명의 북한 기독교인들은 고문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견뎌야 하는 감옥이나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고발했다.
또 "북한에서 주민들은 김정은을 신처럼 여기고 있고 모든 북한 거주민들은 김 씨의 초상화를 집에 걸고 있는데, 그것을 신성한 것으로 다뤄줘야만 한다"면서 "김정은 정권은 기독교가 전파되는 그 어떠한 방법도 없애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북한 고위층이 가장 두려워 하는 한 가지는 종교이며 만약 기독교가 퍼지면 그들의 체제는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네이셔널은 한 달에 두 번 쌀과 성경책, USB 등이 담긴 패트병 100개를 바다에 띄워 북한에 흘려보내고 있다. 이 밖에도 북한에 풍선 보내기와 북한 주민을 위한 라디오 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뉴호프바이블교회 담임인 바비 스텝(Bobby Stepp) 목사는 "북한의 핍박받는 기독교인들과 주민들의 안타까운 실상은 세계 모든 기독교인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운동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개막 행사 후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헌화식을 갖고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워싱턴D.C.에서 북한자유주간을 가질 때마다 첫날 일정으로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이들은 "자유북한"이라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대표단은 기념공원 한 가운데 조성한 강철로 만든 19개의 미군 병사 조형물들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특히 헌화식에서는 전 북한군 출신으로 한반도의 진정한 자유와 통일을 위해 결성된 북한인민해방전선 소속 탈북자들이 군복을 입고 미군들의 희생을 기렸다.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종훈 사령관은 "6.25 당시 미군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이 먼 땅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참전했고 결국 수 많은 이들이 자유를 위해 용맹스럽게 피흘려 싸우다 죽었다"면서 "이 자유를 위한 값진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공원에 위치한 참전용사 추모비에는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한편, 올해 행사에는 특히 미 의회 증언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들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헤리티지재단, AEI(미국기업연구소) 등의 빅터 차, 브루스 클링너, 닉 에버스타트 등 전문가들이 증언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에는 CSIS에서 '북한 여성과 장마당'을 주제로 탈북자 증언과 전문가 발제가 있을 예정이며, 30일에는 헤리티지재단에서 '북한인권의 의제화'와 관련된 증언과 발제가 이뤄진다.
그리고 오는 5월 1일 미 의회에서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이 북한군의 인권실태와 유린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특히 2일에는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한국 정부의 우려스러운 탈북단체 억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인데, 한국 정부에 압박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탈북자 단체들은 지난 1월 통일부에 북한자유주간 행사 참석자들의 미국행 항공편 요금 2천700만원 상당을 지원해달라고 신청했으나 불발됐다고 밝혀 논란이 됐었다.
결국 탈북자 단체들은 모금을 통해 18명 참석자들의 항공료를 마련했었다.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경비 지원과 관련, "(올해 행사엔) 외부 지원금이 전혀 없다"며 "지금 한국 내 좌파정권 때문에 미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교회들이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지원해주지 않고 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주장했었다.
같은 날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에서는 북한 고아들의 실태에 대한 증언도 있을 예정이다.
수잔 솔티 대표는 지난 1월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대해 소규모 증언자 중심으로 '꽃제비'(노숙 아동) 문제, 장마당에서의 여성의 역할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3일에는 의회 증언과 중국대사관 앞 탈북자북송 규탄집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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