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국교회지도자센터는 11일 충신교회에서 목회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워라벨 시대의 행복한 일터목회’란 제목으로 주최된 이번 컨퍼런스에 앞서 예배순서가 있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 목사가 요한복음 5장 14-18절을 놓고 설교를 전했다.
그는 “목회는 하나님의 콜링 이지만, 선택은 내가 한 것”이라며 “그래서 힘들더라도 기쁘고 즐겁게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기가 선택한 사역에 대해 원망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교회가 크든 작든, 재밌고 신바람 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역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목회는 비즈니스가 아니”라며 “하나님의 일이기에, 감사와 감격으로 목회를 할 것”을 역설했다. 이러면서 그는 “목회가 신바람 날 것”이라며 “기도, 교인 양육, 설교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하나님의 인격적 관계 안에서, 하나님을 철저히 의지하라”며 “아버지는 자식을 돌보고, 자식 된 나는 아버지의 도움 아래 있으니, 즐겁게 신바람 나게 목회 할 수 있는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화여대 경영학과 김성국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 직장인 44%가 ‘어쩌다 직업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며 “자부심과 소명의식이 부재한 실정”이라 전했다.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며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그 만큼 뚜렷한 목표 없이, 직업을 선택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대졸 신입 사원 27.7%가 1년 만에 퇴사하고 있다”면서 “소명의식 없이, 돈만 쫓아가는 직업관이 도리어 사회적 불안요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그는 “독일에선 오직 27%의 응답자가 ‘돈을 더 많이 주는 곳에 이직 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만큼, 노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창조적 존재”라며 “이런 직업관이 정착되지 않고, 소명에 따른 직업 선택이 없기에 틈만 나면 이직하려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 지점에서 그는 성경적 직업관을 설명했다. 그는 창세기 1:28 및 2:15을 빌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사명은 세상을 하나님 뜻대로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아담이 에덴의 사물에 이름 짓는 일을 하고, 이름이 곧 존재가 된다”면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사명의 가치를 강조 했다.
그러나 그는 “창세기 3장 선악과 사건 이후, 인간은 수고와 땀을 흘리는 노동의 저주를 받았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저주를 내리려고 노동을 주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노동에는 복락원적 노동 곧 축복의 의미도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독일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를 빌려 “노동의 두 가지 측면, 실낙원적 노동과 복락원적 노동"을 제시하며, “하나님이 에덴을 직접 다스려도 되는데, 아담에게 위탁한 만큼 사명은 위대한 것”이라 역설했다. 또 그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의 가치가 큰 건, 아담을 통해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락을 주기 위한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직업 수행은 공동체, 이웃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이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독일어로 직업은 Beruf(베루프)”라며 “여기에는 소명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고통과 짐으로서 노동이 아닌, 복락원으로서 즐거움과 보람의 노동관을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게다가 그는 독일 사회학자 롤프 크라머를 빌려 “노동을 통해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독일 사회학자 랄프 바렌도프르를 빌려, 노동이 의무에서 권리로 이행된 측면을 말했다. 랄프 바렌도프는 “노동은 일할 의무, 일할 권리 두 가지가 있다”며 “일할 권리로서의 노동 개념은 종교개혁 이후 탄생했다”고 했다.
이에 김성국 교수는 “상인들이 수공업을 통한 부를 축적해,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항구도시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가령 “함부르크 같은 곳”이라며, 그는 “시민들이 열심히 일할수록 도시가 성장함으로,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도시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려는 권리로서의 일이 되는 것”이라며 “저주가 아닌 자기가 선택한 즐거운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1800년대 공산주의가 유럽을 휩쓰니까, 1891년 가톨릭은 현안 문제를 교황 명의로 발표했고, 요한 바오로 2세가 1961년 재개정해 노동 회칙을 발표했다”고 첨언했다. 노동 회칙에서 나온 내용은 개략 이렇다. 노동은 강제해선 안 되고, 개인의 사유자산이다. 그래서 보상이 뒤 따라야 하며,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하나님의 형상됨을 실현시킬 수 있다. 나아가 인간이 노동의 주체가 돼야 하고, 기계 노예, 사용자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됨을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김성국 교수는 “오늘날 미국, 유럽에서는 노동의 주체를 인간으로 충분히 상정하는 작업 환경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인간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고, 담소도 나눠야 한다”고 했다. 그의 경험담에 따르면, 미국에서 캐셔(Cashier)들이 잡담하고 있는 와중, 김 교수가 찾을 물건이 있어 물어봤다. 그러더니 캐셔들은 그에게 “Wait!"라고 화내면서 말했다고 한다.
김성국 교수는 ”오호라, 완전 상전이네“라며 기분이 상했지만, 후에 생각해보니 ”그들의 노동관은 철저히 사람이 주체인 것"을 회고했다. 이는 ”노동을 소명으로 보니, 사람이 노동에 끌려가는 게 아닌 노동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서구 사회의 노동관’을 김 교수는 말했다. 이처럼 그는 ”노동에서 소명의 회복은 일을 저주가 아닌, 권리로서 생각하게 끔 해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4차 산업시대 기술 발전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이런 위기에 대처하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이 주신 소명으로서 직업관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이 주신 소명은 바로 인간의 존엄,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 외에도 장흥길 장신대 교수는 '한국교회 일터사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홍인종 장신대 교수는 '나는 행복한 일터 목회자인가?'를 발제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