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8회 청년사역혁신포럼 “한국교회의 통전성 회복”이란 주제로 청년신학아카데미 주최 아래 25일 서향교회에서 열렸다.
특히 이강일 목사(IVF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는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 청교도 신학에 대한 평가와 제언-신학의 통전성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제를 전했다. 그는 개혁주의 신학의 특징을 서술하며, “먼저 국가 권력에 예속되지 않기 위해, 정교분리 원칙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정교분리 원칙을 확고히 천명하면서 개인 영성을 강조한 측면이 강했다”며 “하여 직업을 소명으로 여기는 성실한 일상의 영성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강조로 그는 “막스 베버가 주장했듯, 초기 자본주의 양식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개혁주의 신학의 특징으로 학문적 분리주의를 전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학의 중심이었던 코넬리우스 반틸(Cornelius Van Til, 1895-1987)은 기독교 교리를 유일한 진리로 놓고, 일반 학문에 대해 변증하려는 반 정립론을 주창했다”며 “이는 한국 보수신학계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를 놓고, 그는 “이런 변증태도는 일반 학문과의 교류를 차단한 측면이 강했다”며 “새로운 학문 도전 앞에 지적 탄력성을 크게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향이 짙었던 서양 선교사들이 20세기 조선에 들어와 복음을 전하게 된다. 이에 이강일 목사는 “1907년 평양 장대현 교회에서 일어난 대부흥 운동은 오히려 기독교인들이 반일감정을 상쇄시킨 부분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신앙은 내면화 됐다”며 “회심의 결과는 민족적 저항 운동이 아닌, 개인적 죄 고백과 윤리적 실천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특히 그는 “3.1 운동 때 선교사들의 정교분리 원칙으로, 다수 교파는 일본의 신사참배에 굴복한 경향도 있다”며 “이로 인해, 초월적 말세신앙 신비주의 신앙으로 흘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평양 장로회 신학교는 다양한 신학적 입장이 나올 때마다, 근본주의적 관점으로 다양한 신학 입장을 완강히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네덜란드에서 비롯된 아브라함 카이퍼가 주창한 ‘신칼뱅주의’는 1980년대 한국의 보수 개신교 청년대학생들에게 크게 유행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화운동 시기에 변변한 사회참여 입장을 찾지 못했던 보수 개신교 복음주의 진영에게는 일정한 지침이 됐다”고 진단하며, “그러나 ‘삶의 전 영역’이 독재정권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영역주권론’을 근거로 한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행동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놓고, 그는 “기독교세계관 운동은 다분히 사변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런 구체적 사회참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합법적인 시민운동의 공간이 열리면서 시작됐다”며 “보수 개신교 복음주의 권 역시 ‘신칼뱅주의’를 기치로 한 ‘하나님 나라’ 신학을 주창했다”고 전했다. 즉 “하나님 나라가 피안의 세계가 아닌 지금부터 실현해야 할 사명임을 직시했다”며 “하여,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1987),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1989) 등 기독시민운동이 시작됐다”고 그는 말했다. 더불어 그는 “이것은 오래 전부터 에큐메니칼 진영이 주장해온 ‘하나님의 선교’ 신학에 대한 복음주의 진영의 반응 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복음주의 정신을 따라 수십 개의 기독NGO로 분화해 사회참여를 지속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기독교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논의를 확장해 그는 21세기 한국기독교 상황을 놓고, “바로 ‘가나안 성도’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가) 2012년 전 교인의 10.3%에서 2017년 23.3%로 증가했다”고 전하면서, “현재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또 교회이탈의 이유로, “10년 전에는 ‘목사의 설교가 불편해서‘였다”면 “지금은 ’교회 출석 자체가 귀찮아서‘라고 답하는 ’가나안 성도‘들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원인으로 그는 종교사회학자 정재영을 빌려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되는 데에 대한 반작용이자 비 제도권의 교회갱신운동‘”을 뽑았다.
이를 위해 그는 제임스 스미스가 말한 '통전적 신학'을 제안했다. 그는 “근대주의 기독교가 교리로 상쇄시킨 성경의 풍성한 맥락 혹은 이야기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성경을 정교한 교리체계로 정리하는 일은 충분히 했다”며 “이제 멈춰서 교리 이면의 풍부한 사연, 맥락, 이야기(narrative)를 복원하자”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성경의 이야기를 다시 교리로 명제화해 정리, 보관하는 작업을 수행” 하더라도, 동시적으로 ”교리 이면에 숨겨진 권력관계, 우상 숭배적 요소 등을 다시 풍부한 이야기로 복원해, 명제의 진정한 의미를 통전적으로 재현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현대화되고 제도화 된 예배에서 벗어나자”며 “현대화된 일상 속에서 예배를 발견하고, 익숙해진 세속을 달리 보는 관점 발견”을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벨라나 로버트 우스나우(Robert Wuthnow)의 말을 빌려, “이는 예배와 예배적인 일상생활 중에서 종교의 본질인 초월성을 경험하면서, 실천적인 성스러움을 회복해 보자는 말과 궤를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강일 소장의 발표 외에도 조샘 대표(인터서브)가 "한국교회의 '로잔언약' 이해 - 통전성과 복음전도의 우위성"이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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