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날 현행 경선 룰에 따른 '8ㆍ20 전당대회' 방안을 확정하자, 당내 비박근혜(이하 비박·非朴) 주자들이 26일 경선불참 선언 시기를 비롯해 향후 행보를 놓고 본격적인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선불참 카드 이외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주자 3인은 그간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로의 경선 룰 변경 없이는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지도부가 비록 내달 9일까지 경선 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비박주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비박주자 3인도 '최종 시한'을 감안해 당장 경선불참을 공식 선언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당 지도부가 설정한 협상의 마지노선인 내달 9일까지 극적 대타협이 없는 한 이들 3인의 '경선불참'은 확실시 되고 있다.
이들은 일단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당내 논의상황과 여론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본 뒤 후보등록 마감일인 다음달 12일을 전으로 경선불참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록 이들 비박 3인이 경선에 불참하더라도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본인들 스스로 이미 수차례 "탈당은 없다"고 밝혀 온 데다 현실적으로 탈당의 명분이 약하고 규합할 세력도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비박주자 3인은 자연스럽게 당내 반(反)박근혜 노선을 유지하며 비판 및 견제세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