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다시 그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한 말을 인하여 더욱 근심하고 배에까지 그를 전송하니라”(행 20:37~38)
강남교회 송태근 목사의 마지막 설교 본문이다. 제목은 ‘바울의 작별’. 송 목사는 17일 주일예배 설교를 끝으로 지난 19년간 시무했던 강남교회를 떠났다. 그리고 다음 달 1일 삼일교회 제5대 담임목사로 새 출발한다. 그의 나이 58세, 강남교회에서의 원로목사 추대를 1년을 앞두고서다.
송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꿈을 꾸는 듯하다. 19년간 한 번도 이 목양지를 떠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나도 그런데 (강남교회) 성도들은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을까”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본문은 바울이 아시아 목회를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장면이다. 그런데 그의 궁극적 목적지는 예루살렘이 아니었다”며 “하나님은 결국 그를 로마의 가이사 앞에 세우시려 하셨다. 이걸 처음부터 바울이, 혹은 성도들이 알았을까. 하나님의 뜻이라는 건 사람이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수많은 사건들과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게 하나님의 뜻이다, 아니다’ 이렇게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목사는 “19년 동안 목회하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척이나 행복했다”며 “그런데 하나님의 계획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순종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송 목사는 “목회자가 임지를 옮길 때 그 결정을 자신이 하는 것 같지만 결코 그가 하는 게 아니다. 성령께서 멈추게도, 또 가게도 하시는 것”이라며 “이에 교회는 순종할 뿐이다. 강남교회가 그와 같은 성숙한 결정을 내려줬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안도하고 떠날 수 있다”고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사실 지금 내 나이는 새 임지를 찾아 떠날 나이가 아니다. 강남교회에 그대로 있으면, 내년에 원로가 되어 편안하게 대우받을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주어진 뜻에 순종해야 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 목사는 “돌아보니 참 고맙고 행복했다. 그리고 성도님들을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죄송하다”며 “강남교회를 주의 은혜와 그 분의 말씀에 부탁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성도들을 능히 세울 근거요 동력이며 전부”라는 말로 성도들을 위로했다.
설교를 마치고 송 목사는 그의 사모와 함께 성도들에게 인사했고 성도들은 파송의 노래로 화답했다. 예배 후에는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과 일일이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