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 알려진 노스랜드 교회의 조엘 C. 헌터(Rev. Dr. Joel C. Hunter) 목사가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 지지 논리로 성경의 '황금률'(Golden Rule)을 인용한 것에 대해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미국 기독일간지 크리스천포스트(CP)는 10일(현지시간) 헌터 목사가 "성경에 나온 황금률이 조물주가 정한 (이성 간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결혼 형태를 부정하는데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와 아내 미셸이 가장 깊이 염두에 두는 가치는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가이다"면서 "여러분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누가복음 6장31절의 '황금률'을 이용, 동성결혼 지지의 논리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CP는 상당수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발언이 '예수님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넌지시 풍기고 있어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헌터 목사는 "다만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성경의 존엄성을 무시한 모독성 발언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나칙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사랑이나 고뇌를 성경이 말하는 원래의 의미보다 우선시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다수의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에서 말하는 도덕적 기준이 아무리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따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헌터 목사는 "내가 이 이슈(동성결혼)에 대한 대통령의 성경적 해석에 동의하지 않을지라도 우리의 우정은 변함 없을 것이다"며 "나는 내가 믿는 바 성경이 말하는 것을 그에게 말할 것이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길 것이다"고 말했다.
CP는 오바마 대통령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이 미국 내에서 전통적인 결혼관(이성간 결혼)을 지지하는 이들과 동성결혼을 합법를 지지하는 이들과의 본격적인 논쟁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한편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북미협의회 지도자인 헌터 목사는 지난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위원으로 1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헌터 목사는 교인수 1만5000명인 플로리다 주 노스랜드교회를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이 교회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교회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