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보다 음식에 관심을 갖고 섭취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다”
음식을 올바로 섭취해 병을 몰아내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 눈길을 끈다.
한국식품과학회 ‘학술진보상’ 수상 경력이 있는 노봉수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가 쓴 <우리 집 건강 식탁 프로젝트>(예문당 펴냄)는 제대로 알고 먹으면 약이 되는 음식이야기를 논한 책이다.
이 책은 ‘약의 성분이나 인간이 먹는 식품은 그 근원이 같다’는 한자 숙어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철학적 의미를 깨닫게 한다.
먼저 저자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강조한다. 콩을 주원료로 하는 발효식품인 된장이 그 예이다. 된장은 발효되는 과정에서 효소나 미생물에 의해 원료가 분해되기 때문에 조리하기 이전에 이미 소화가 잘되는 상태로 변해있다는 것. 요구르트 역시 미생물이 분해해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에 편한 음식이다. 발효식품 뿐만 아니라 효소가 많은 신선 과일, 채소류를 비롯해, 미역, 다시마 등 해산물 그리고 매실, 밤, 보리, 사과, 두부, 고구마, 김, 양배추, 다시마, 쏘가리 등도 소화가 잘된 식품이다.
된장국과 된장찌개의 원료로 쓰인 된장, 겨울철 햇콩을 삶아 따뜻한 온돌 아랫목에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 주재료인 쌀밥 또는 조밥(보조 재료로 소금, 무채, 마늘, 생강 등 항신료와 가자미, 명태, 오징어, 북어 등 생선)에 발효를 유도하기 위해 엿기름 넣어 만든 식해, 고두밥에 누룩을 섞고 발효를 해 빚는 막걸리, 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김치 등이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 주는 대표적인 발효식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밥상이 한국인의 밥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인 밥상은 어느 나라의 식단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의 섭취균형이 적정비율에 매우 가깝다고 평가 된다. 또한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많은 종류의 부식을 평상시에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본문 p34 중에서-
우리 전통식단이 바로 패스트푸드(Fast Food)와의 반대 개념인 슬로푸드(Slow Food)라는 것이다. 슬로푸드는 천천히 음식을 즐길 수 있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재배했는지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가공했는지 이것들을 모두 추적할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좋은 음식, 슬로푸드이다.
튀기는 음식보다 삶은 요리 법이 영양소 손실이 적다면서 식품을 삶을 때도 조리방법과 시간에 따라 가지고 있는 영양소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특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과 몸이 평온한 상태에서 즐겁게 식사를 할 때 영양성분 흡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지금 당장 너무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체가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것. 이런 상태에서 먹은 음식은 보약과도 같다.
과연 제철 음식과 계절음식은 몸에 좋을까. 사람은 환경에 맞게 적응해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조상 대대로 익숙하게 먹었던 먹을거리에 나의 DNA가 길들어져 있기 때문에 익숙한 음식을 섭취할 때 우리 몸이 가장 쉽게 받아들인다.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내 몸에 맞게 세팅이 돼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음식을 접하면 당연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몸의 조정 작업이 필요할수 밖에 없다.” -본문 p79 중에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은 비타민 B와 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한 쑥, 씀바귀, 냉이, 달래, 유채나물, 곰취 등의 봄나물을 먹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은 더운 여름 체온을 낮춰주면서 무기질과 수분을 풍부하게 한 오이, 상추, 수박, 시금치, 참외 등이 좋다. 노폐물이 쌓인 가을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우엉이나 토란, 버섯, 고구마 등을 먹어야 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는 겨울에는 영양가가 높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인 오곡밥, 부럼 등을 먹으면 좋다.
통계상 전체 국민의 21%가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아침밥을 먹는 것이 좋을까 거르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저자는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최고의 품질의 보약을 지어 먹는 것과도 같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현대인들이 두려워하는 병인 암을 예방하려면 ▲매일 변화 있는 식생활을 통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먹을 것 ▲과식을 피하고 지방을 줄일 것 ▲술, 카페인 음료, 담배 절제 ▲녹황색 채소 충분히 섭취 ▲짜고 맵게 먹지 말 것 ▲타고 눌은 부분은 먹지 말고, 뜨거운 것 식혀 먹을 것 ▲햇볕을 지나치게 쬐지 말 것 ▲ 알맞은 운동과 정상체중 유지 ▲청결한 몸 유지 ▲즐겁게 생활해 스트레스를 피할 것 등 <타임스>가 선정한 10가지 생활습관을 재차 강조했다.
장수에 좋은 음식이 뭘까. 토마토, 시금치, 나물, 녹차, 레드와인, 견과류, 연어(고등어), 블루베리(가지), 브로콜리(양배추), 귀리(보리) 등의 식품을 골고루 섭취해야 장수할 수 있다.
그럼 궁합에 맞는 음식은 뭘까. 돼지고기와 새우젓,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쌀과 콩, 우유와 식초, 채소와 식초, 술과 오이, 복과 미나리, 생선회와 무채, 생선회와 레몬, 막걸리와 홍어, 달걀과 식초 등은 찰떡궁합이다. 하지만 궁합이 좋지 않는 음식도 있다. 돼지고기와 한약, 오이와 무 또는 당근, 미역과 파 등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식탁에서 시작하는 우리 가정의 건강 살리기 비결을 조밀하게 적었다.
서문을 쓴 이원섭 한국양명학회 고문은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의 생명철학에 입각한 음식의 놀라운 힘을 발견했다”면서 “모든 가정이 이 책을 통해 음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 책은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일까 ▲몸이 되는 음식이야기 ▲병을 몰아내는 음식이야기 ▲식품에 관련된 상식이야기 등 4가지 주제로 소제목을 달아, 식품 건강이야기를 260여 쪽에 담았다.
저자 노봉수 서울여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Davis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스펀지>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과학카페> <생로병사의 비밀> 등 다양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식품에 관한 전문 지식을 전했다. ‘전자코’를 개발해 수입 농산물 원산지 판단, 제품의 유통기한 판정, 가짜 유사식품 선별 등을 수행하는 기술을 확립했다. 최근 ‘전자혀’를 이용해 음식 맛을 구별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식품과학회 ‘학술진보상’, ‘인계식품 화학상’, 한국과학재단 ‘우수연구 30선’ 대한적십자사 ‘헌혈상 금장훈장’ 등을 받았다. 저서로 <굶는 즐거움 잘 싸야 잘 산다> <생각이 필요한 식품재료학> <이해하기 쉬운 식품효소공학> <식품분석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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