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YTN 보도화면 캡처

[기독일보=사회] 지난 27일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변호사들의 모임인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자변·대표 차기환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정치적 세력의 힘에 따른 도구로 전락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은 증거인멸의 우려를 영장청구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검찰 및 특검 수사 6개월가량 진행한 상태에서도 무슨 증거 인멸의 우려가 더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검찰의 그러한 주장은 구속을 자백을 강요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인상을 준다”며 “구속을 자백을 강요하는 무기로 사용하던 악습은 1987년 헌법 체제가 수립된 이후 우리 사법계가 근절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의 핑계로 대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자변은 또 ‘법 집행의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를 지적하며 “뇌물죄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면서도 2년이 넘게 구속되지 않았던 한명숙 전 총리의 사안과 비교해 본다면, 그 주장의 자의성이 쉽게 드러난다”면서 “이런 점을 종합하여 보면, 현재 대한민국의 법 집행에 있어 법치주의의 이념은 허울에 불과하고 정치적 세력의 힘에 따라 법의 적용 기준과 잣대가 춤을 추고 있어 법치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거론되는 형사범죄 중 탄핵 판결문에서 인용할 수 있었던 것은 직권남용 혐의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뿐이었으며, 그마저도 사실관계의 불일치가 사후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사정이 이러함에도 결백을 주장하는 태도 자체를 증거인멸 우려로 모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 특권을 유린하는 위헌적인 법집행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의 법집행이 일반화되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때 구속을 면할 수 있는 국민이 누가 있을 것인가?”고 지적했다.

다음은 자변의 성면 전문이다.

[성명] 정치의 도구로 전락한 “명목상의 법치주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1.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 10일 고영태 녹음파일 등에 대한 증거조사를 모두 기각하면서 바로 그것과 연결된 재단 설립 등과 관련된 직권남용, 재산권 침해 등을 대통령 탄핵 인용 사유로 삼고, 헌법재판소법령에 규정된 피소추자의 최후진술권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헌법재판소법령을 위반하면서 대통령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아 헌법수호의지가 없다며 적반하장식의 탄핵 인용 결정을 하였다. 그것에 이어 검찰이 27일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2. 대한민국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검찰은 위 규정을 따르고 있으므로 법치주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나 형식적으로 위와 같은 절차만을 따른다고 하여 법치주의와 인권 보장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198조 제1항은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0조 제1항은 구속사유로서 주거불명·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를 한정된 법정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헌법상 원리인 ‘적법한 절차’로 번역된 'due process of law'는 절차적 적법성뿐만 아니라 실체적 정당성까지 함께 요구하는 규범이다. 이것이 형식적 법치와 구분되는 실질적 법치의 이념이기도 하다.

3. 1987년 헌법 체제하에서 정착되고 발전되어 오던 실질적 법치와 적법절차의 헌법 이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 속에 심각하게 훼손되어 ‘적법절차’에 관한 한 현재 대한민국은 “명목적 헌법”의 상태로까지 퇴보한 상황이다. 자의적 인신구속은 적법절차와 실질적 법치 후퇴의 대표적인 표징이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제9차 개정헌법은 헌법 조항에 명문으로 자의적 인신구속을 엄금하는 헌법조항을 신설하여 신체의 자유와 적법절차의 이념을 강조해 온 것이다. 검찰은 증거인멸의 우려를 영장청구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검찰 및 특검 수사 6개월 가량 진행한 상태에서도 무슨 증거 인멸의 우려가 더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검찰의 그러한 주장은 구속을 자백을 강요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인상을 준다. 구속을 자백을 강요하는 무기로 사용하던 악습은 1987년 헌법 체제가 수립된 이후 우리 사법계가 근절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의 핑계로 대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검찰의 그러한 법 집행은 법 집행의 형평성과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점을 보여준다. 뇌물죄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면서도 2년이 넘게 구속되지 않았던 한명숙 전총리의 사안과 비교해 본다면, 그 주장의 자의성이 쉽게 드러난다. 이런 점을 종합하여 보면, 현재 대한민국의 법 집행에 있어 법치주의의 이념은 허울에 불과하고 정치적 세력의 힘에 따라 법의 적용 기준과 잣대가 춤을 추고 있어 법치는 빈 껍데기에 불과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4.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해 거론되는 형사범죄 중 탄핵 판결문에서 인용할 수 있었던 것은 직권남용 혐의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뿐이었으며, 그마저도 사실관계의 불일치가 사후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결백을 주장하는 태도 자체를 증거인멸 우려로 모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 특권을 유린하는 위헌적인 법집행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의 법집행이 일반화되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때 구속을 면할 수 있는 국민이 누가 있을 것인가? 무릇 모든 질서를 무너뜨리기는 쉬워도 이를 바로 세우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소속 변호사 일동은 변호사로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법률적, 국민적, 인간적 양심을 걸고 2017년 3월 27일 대한민국 검찰의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실질적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우리체제가 지향하여 온 인권보장의 역사를 허무는 것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2017. 3. 27.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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