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고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주자들이 13일(현지시간) 전미총기협회(NRA)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총기류 로비단체인 NRA 연례 회의에 참석, "우리는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들에게 부담만 지울 뿐인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현행 법을 집행할 대통령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 행정부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심지어 헌법에 명백히 규정돼 있는 권리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총기를 소유할 권리는 (헌법에)명명백백하게 규정돼 있지만 민주당원들은 이를 제한하기 위해 상상가능한 모든 술책을 다 동원해 왔다"고 비난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그러면서 "(나는)사냥꾼들과 운동선수, 그리고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보호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무시하거나 그 의미를 최소화하고 있는 권리들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총기류에 대해서는 비교적 언급을 하지 않아 왔으며 총기 단속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이에 실망을 표시해왔다.
미국내 가장 오래된 민권단체임을 자부하는 NRA는 수백만명의 헌신적인 지지자를 불러 모을 수 있을 만큼 그 영향력과 상징성이 큰 로비단체다.
그러나 이 단체는 한때 롬니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총기규제 법안을 시행했다고 비난하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지 않았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994년 상원 의원 선거에 나서면서 'NRA와는 노선을 달리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10년 뒤 이 단체의 종신회원이 됐다.
이 단체의 웨인 라피에르 회장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연임한다면 미국은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영원히 사라지는 길을 가게될 것"이라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오바마를 패배시키기 위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을 회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는 우리 조국을 위한 투쟁이자 우리들의 가치를 위한 투쟁이며 우리의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플로리다주에서 한 히스패닉계 자경단원이 10대 흑인인 트레이번 마틴 군을 총기로 살해함으로써 '인종차별'은 물론 '정당방위법'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날 롬니 전 주지사에 이어 연단에 나서 유엔에 "지구상의 모든 이들에게 총기를 보유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조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하고 이 "인권"이 전 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강간과 아동살해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기 소유권은 미 헌법 수정2조에 명시돼 있지만 이 조항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놓고는 의견이 극명히 갈려있다.
오바마 대통령 선거캠프의 벤 라볼트 대변인은 "대통령은 수정2조를 지지하며 존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와 관련해)유권자들을 호도하는 어떤 시도에도 강력히 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