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 선거에서 중국계 기독교인으로서 사상 첫 재선에 도전하는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49·Basuki Tjahaja Purnama·일명 아혹) 현 주지사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치뤄진 '2017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1차 투표에서 강경 이슬람교계의 낙선운동에도 승리를 거뒀다.
16일 일간 꼼빠스와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개표결과 아혹 후보가 득표율 42.87%를 기록하며, 교육부 장관을 지낸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39.76%)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아구스 하리무르띠 후보(17.37%)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아혹 현 자카르타 주지사를 비롯한 세 후보자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오는 4월 19일로 예정된 결선투표에서 상위 두 후보 간 최종 결과가 판가름 나게 됐다.
자카르타 총선거위원회(KPU 자카르타)가 집계하는 공식 개표 결과는 약 2주 뒤에 나온다.
아혹 주지사는 전날 주요 매체들의 사전투표 예측결과에서 승리가 예상되자 "당연히 1라운드에서의 승리를 원하고 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 지금까지의 결과에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의 관건은 아혹 주지사의 재선 여부였다. 그는 지난 5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비 무슬림 자카르타 주지사이자 최초의 중국계 지도자다. 부패척결에 앞장서고 자카르타 인프라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시민들의 강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이른바 이슬람교의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되며 홍역을 치러왔다.
최근에는 약 10만 명 규모로 이른바 ‘반(反) 바수끼’ 시위가 연쇄적으로 개최돼 아혹 주지사를 낙선 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혹 주지사의 낙선을 바라는 후보 및 이슬람교도들의 정치적 행동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도 받아 왔다.
선거를 4일 앞둔 지난 11일에도 자카르타의 이스띠끌랄 모스크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모여 '내 지도자가 무슬림이면 좋겠다', '이교도 지도자를 뽑는 것은 금지 돼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기독교인이 아닌 무슬림을 차기 지도자(주시자)로 뽑을 것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리도 했다.
이에 따라 강경 이슬람단체를 비롯한 무슬림들의 ‘반 바수끼’ 시위는 결선투표가 진행되는 4월까지 수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에서 아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이슬람교계의 정치행위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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