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비선실세' 논란의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하면서 특검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먼저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하고 "잘못 드러나면 누구라도 책임져야 하며 자신도 책임질 각오"라고 말했다.
최 씨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지만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고 왕래하게 됐다"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사이비 종교 의혹에 대해선 "제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우리나라의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과제들까지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현실도 참으로 안타깝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안보 위기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하면서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속히 회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 각계의 원로분들과 종교 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 수사 수용 입장을 공식 표명함으로써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직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방문 또는 서면, 소환 등 어떤 형태의 조사도 받은 전례가 없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불소추 특권)에 따라 현직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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