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난 2009년 9월 정권에 비판적 발언을 해온 '특정 연예인 명단'을 작성해 경찰에 사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 매체가 2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정부인사에 대한 정부보고'문건에는 '2009년 9월 중순경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단독 면담, 특정 연예인 면담과 함께 이들에 대한 비리수사 하명받고, 기존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와 별도로 단독으로 내사진행'이라고 돼 있다고 했다.
이어 문건에는 '2009년 10월 중순경 방송인 김제동의 방송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해 매스컴과 인터넷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좌파연예인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됨에 따라, 더이상 특정 연예인에 대한 비리수사가 계속될 경우, 자칫 좌파연예인에 대한 표적수사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진행과정도 적혀 있었다.
이에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전 춘추관에서 공식 브리핑을 통해 "그런 지시가 있었는지도 여부도 봐야 하고, 정황이나 동향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사찰인지부터 확인해야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 대변인은 "아직 그런 지시를 하거나 받았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며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사처가 '민정수석실'인지 묻자 답변하지 않았고 "관련된 곳에서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 매체는 문건에 특정연예인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으나 민주통합당이 "당시 방송에서 하차한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씨 등 현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연예인들이 사찰 대상 아니었겠느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제동 사찰건은 진실일겁니다. 국정원 직원이 직접 김제동을 만나기까지 했고, 여러 경로로 김제동에게 자중(?)하길 권했었으니까....."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