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23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교인 과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회장은 “교회로부터 목회자가 받는 돈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일하고 받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성도들을 돌보고 봉사와 희생에 교회가 감사해서 드리는 것으로 월급이라 말하지 않고 사례비·은급비라고 한다”고 밝히며 “한국에 5만 5천 교회가 있지만, 4만 5천 교회가 미자립교회로 전체의 80% 가까이가 어차피 과세점에 도달하지 않고, 나머지 20%도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더러 낼 형편이 되시는 분들은 이미 내고 계신다. 가톨릭과 불교와는 달리 기독교는 어디서 도움을 받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자생력 없는 교회’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라’고 말한다"며 "종교인 과세 문제는 오랜 쟁점이지만, 이중과세 논란이 있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기총 차원에서 세금납부 운동을 벌이기보다는 지금처럼 교회의 자율에 맡겨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목회자들 대부분은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고 사회 기층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을 돕고 사랑으로 감싸주다 가진 것 없이 은퇴하는 ‘그늘진 곳의 최고 애국자’인데, 과다하게 세금 문제로 논란을 일으켜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또 홍 대표회장은 박재완 지식경제부 장관이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기에 종교인 과세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박 장관은 19일 한 케이블방송에 출연해 종교인 과세와 관련 "국민 개세주의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원칙적으로 과세가 돼야 되고 현실적으로 지금까지 느슨하게 과세가 되거나 과세가 거의 안돼 왔던 측면을 감안해서, (원칙이) 명확하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방안을 올해 세제개편안에 반영할 지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다. 미뤄 놓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해, 올 가을 발표되는 세제 개편안에 이 같이 담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기독교계에서는 소득세 납부를 개별 목회자의 선택에 맡기고 있으며, 가톨릭의 경우 지난 1994년부터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