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칼럼] 한국교회의 최초의 성경주석을 펴내시고 한국교회의 목사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박윤선 목사님은 그의 마태복음 주석에서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구원의 원칙이 아니라 ‘정죄의 원칙’으로 가르칩니다.
산상수훈은 행위로는 도저히 구원을 받을 수 없으며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몽학선생, 즉 율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산상수훈은 우리들로 하여금 지키라고 주신 것이 아니고 구원은 행위와 관계없이 오직 은혜, 오직 믿음으로만 얻을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수단인 율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산상수훈은 마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 지상주의의 근거로 오용되는 로마서를 포함하여 성경은 통전적으로 다음과 같이 산상수훈과 같은 가르침을 기록하고 있음에 유념해야 합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우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0~21)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오직 피차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좇으라.”(살전3:15)
“마지막으로 말하노니 너희가 다 마음을 같이하여 체휼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불쌍히 여기며 겸손하며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이는 복을 유업으로 받게 하려 하심이라.”(벧전3:8~9)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좇으라.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히12:14)
주님께서는 복음은 귀를 기우려 들어야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실생활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르치십니다.
주님께서는 <마7:14~15>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길을 걸으라고 가르치신 후 산상수훈을 끝맺으면서 결론적으로 좁은 길을 걸을 때에 조심해야 할 것들을 가르치십니다.
이 결론 부문을 관철하는 매우 중요한 원칙은 산상수훈을 듣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되며, 듣고 실행하는 자에게만 구원이 있다는 원칙입니다. 이는 주님께서 산상수훈을 다음의 말씀으로 끝맺고 있음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마7:26~27)
■ 산상수훈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길
산상수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33년의 생애를 통하여 모범으로 보여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삶을 사는 길을 구체적 예들을 들어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신앙생활의 지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집약이요 정수인 산상수훈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우리가 과연 예수의 참 제자, 참 크리스천인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 하겠습니다.
산상수훈처럼 우리를 복음과 은혜로 인도하는 가르침은 없습니다. 우리의 존재가 전혀 새로운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산상수훈의 삶을 살 수가 없는데, 그 새로운 존재는 성령으로 거듭난 영적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령으로 거듭남은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음의 능력으로써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이 능력 있는 삶이 되려면 산상수훈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산상수훈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복이 무엇인지를 말씀하시며 그러한 복을 받는 비결을 가르쳐 줍니다. 천국이 무엇이며 천국 백성이 어떤 품성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 성령의 역사를 방해하는 구원관
그런데 박 목사님은 어찌하여 산상수훈은 어떤 인간도 전혀 지킬 수 없는 율법이라고 단정하셨을까요?
그분께서는 성령으로 거듭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부음 받은 성령 충만한 신자들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핍박을 끝까지 이겨내며 순교의 피를 흘릴 수 있을 만큼 성령으로 충만한 신자는 산상수훈의 상당 부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산상수훈의 팔복(八福)을 받을 인간들이 갖추는 온유, 의에 주림, 긍휼, 청결한 마음, 화평케 함, 의를 위해 핍박 받음 등이 성령의 열매인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의 성품과 같은 것에 유념해야 합니다.
산상수훈의 삶을 살기 위해 성령의 인도와 도우심을 간구하며 성령의 인도에 순종함으로써 성령의 열매를 맺는 신자들은 남이 네게 해주기를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라는 산상수훈의 실천강령을 상당한 수준까지 실천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성령으로 행할지니(갈 5:25)”라고 가르칩니다. 성령으로 살고 성령으로 행하는 것이 바로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을 실행하는 일은 삶 속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자기를 희생하는 순교입니다. ‘인간은 아무도 산상수훈을 지킬 수 없다’는 주장은 자칫 성령의 역사를 방해하는 주장이 될 수 있습니다.
▶ 김병구 장로는 싱가폴 장로교단 장립 장로, 시카고 '약속의 교회' 은퇴장로로서 바른구원관선교회(바로가기)를 섬기며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칼럼니스트로도 기고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원한 성공을 주는 온전한 복음>(한솜미디어 펴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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