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이슬람테러] 최근 전 세계를 테러위협에 빠뜨린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Jabhat al-Nusra)’이 미국에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알누스라는 최근 국내에서도 추종 세력이 검거돼 알려진 바 있는 테러조직이다.
미국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계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EI)와 '싱크탱크' 미국전쟁연구소(ISW)가 공동 연구해 지난주 공개한 보고서 내용을 중점 보도했다.
보고서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IS 중심’ 전략에 대해 비판하며 알누스라를 고려하지 않은 대테러 전략으로는 절대 미국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20일 마크 밀리 미육군참모총장이 러시아가 보유한 방대한 핵무기 능력을 고려해 ‘러시아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위협적 존재’라고 언급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분석이다.
보고서는 IS와 알누스라의 공격이 세계 경제와 서방사회의 자유·인권은 물론 미국의 가치 및 삶의 방식 등을 위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킴 카건은 알누스라가 현재 IS처럼 서방 세계를 목표로 한 공격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누스라에 비해 IS가 훨씬 요란해도 두 집단 모두 미국에 실존적이 위협이라고 말했다. 두 집단 모두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 하고 서방사회에 맞서 무슬림 지역사회를 동원하려 하기 때문이다.
미국전쟁연구소(ISW)의 여성 소장인 킴 카건은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는 오랫동안 IS보다 훨씬 처치하기 어려운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말하며, 알누스라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시리아 내전을 빌미로 세력을 확장한 다른 어떤 테러집단을 겨냥한 것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알누스라는 소리 없이 시리아 주민 및 반군과 밀착해왔다. 그들은 IS가 실패할 때를 기다렸다가 ‘세계 성전(글로벌 지하드)’의 역할을 낚아챌 것”이라고 말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시리아 내전 초기였던 지난 2011년 말 형성됐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수니파 반군 조직을 통합하면서 대규모 전투 그룹으로 세를 불렸다. 초기에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을 상대로 싸웠지만, 현재는 시리아 정부와 전투를 벌이는 강력한 조직으로 부상했고, 여러 반군 조직을 거느리며 시리아 북서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00여개 국적의 해외 조직원 3만5000여 명이 내전에 참여하기 위해 시리아로 건너왔다고 집계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IS에 이어 외국인들이 2번째로 많이 가담하는 조직이라고 미국 워싱턴의 신(新)미국안보센터(CNAS)는 전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의 판단은 상당히 다르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2014년 1월 상원정보위원회에서 알누스라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한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미국가정보국은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놨다. 상원군사위원회에 제출한 ‘2015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알누스라를 ‘세계적 위협’ 분야에 올리지 않고 그 아래 단계인 ‘지역적 위협’으로 분류했다. 미국무부가 2014년에 발표한 ‘테러리즘에 관한 국가 보고서’ 역시 알누스라를 시리아 지역과 이 지역 주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반정부 집단’ 정도로만 구분했다.
카건 소장은 알누스라가 당분간 서방세계를 공격하지 않는 전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고서는 여전히 알누스라를 IS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협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위협’을 정의할 때는 상대가 ‘능력’과 ‘의도(계획)’를 가졌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알누스라는 이미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의도도 곧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오는 29일에 열릴 시리아 평화협상에는 시리아 정부 측과 반군을 포함한 반정부 단체 측이 모두 참석하지만, 2012년 말 미국 등이 테러 단체로 규정한 알누스라 전선은 참석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보고서는 "알누스라 전선이 현재 (세계가) 시리아에서 펴고 있는 전략을 망치는 방해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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