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문화유산 파괴를 일삼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14,00여년 전 기독교 유적까지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AP통신은 20일 입수한 위성사진 공개하며 590년 이라크 모술에 건립된 성 엘리야 수도원의 자리가 돌무더기 폐허로 바뀐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2011년과 2014년 9월 28일에 찍힌 위성사진에는 수도원의 모습이 이전 그대로였지만, 지난 16일 같은 지역을 찍은 사진에는 수도원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모술은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450㎞가량 떨어진 니네베주(州)의 중심지로 인구 200만여 명의 이라크 두 번째 대도시다. IS는 지난 2014년 6월 이곳을 이틀 만에 점령한 지 2주 뒤 자칭 '국가' 설립을 선포했다.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빼앗은 도시 중 가장 크다.
595년 모술 외곽에 세워진 이 수도원은 1400여 년간 여러 역경 속에서도 그 모습을 유지했고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이곳에서 예배를 보기도 했다. 수도원 입구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첫 두 글자인 키(chi), 로(rho)가 새겨져 있다.
현재 아르빌에 머물고 있는 폴 타비트 하비브 신부(39)는 IS의 유적지 파괴에 대해 "슬픔을 금할할 수가 없다"며 "모술의 기독교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가 야만적인 방법으로 제거됐다. 그들의 행동은 우리를 이곳에서 몰아내고 이라크의 기독교 역사를 부정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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