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美공화당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4일(현지시각) 한 여론조사에서 2위와의 지지율 격차를 20% 포인트나 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레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ORC이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1천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유·무선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3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이 기관의 이번 대선 여론조사상 최고 기록이며, 지난 10월 중순에 기록했던 27%보다 무려 9% 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파리 테러 이후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2위와의 격차도 20%포인트로나 벌렸다. 이는 지금까지의 시점에서는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실시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지지율을 급격하게 끌어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10월 여론조사 때는 지지율이 4%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16%로 2위를 차지했고, 지지율이 무려 12%포인트나 올랐다. 한 때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은 14%의 지지율로 3위로 밀려났다. 지난 10월에 비해 지지율이 8% 포인트나 빠졌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12%로 4위에 랭크됐다.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자릿수 초반대였으며, 특히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3%에 그치면서 6위로까지 밀려났다.
앞서 미국 퀴니피액대학의 최신 전국 여론조사(11월23∼30일·1천453명)에서도 트럼프는 27%의 지지율로 루비오 상원의원(17%), 카슨과 크루즈 의원(각각 16%)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렸었다.
트럼프가 이처럼 지지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공화당 대선후보 1위를 사실상 굳혀가고 있는 것은, 파리 테러 이후 그가 제시한 안보 정책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IS에 의해 일어난 파리 테러 이후 이슬람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물론이고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사원) 폐쇄 등의 입장을 내놨다. 이에 미국 내 무슬림들은 물론이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까지 '반(反) 트럼프'를 선언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은 트럼프에 심정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평론가인 데이비드 챌린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지지율 고공행진 배경에 대해 "어떤 대가(비판)를 치르더라도 자신만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사실상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화당 일각에서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트럼프가 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여기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각종 막말과 기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지만, 파리 테러 이후 지지도는 더 오르면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트럼프가 점점 대세가 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이 같은 지지도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대선경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꾸준하게 계속됐고, 지금은 그 기세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더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