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2,700년 전 점토 조각에서 남유다 왕이었던 히스기야의 크기 1.27cm 정도 되는 인감(seal)이 발견됐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의 보도에 따르면, 발굴팀장인 에이라트 마자르(Eilat Mazar)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구 예루살렘 시가지에서 이 유물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기원전 8세기 남유다왕 히스기야의 것"이라고 했다.
마자르는 이 유물에 찍힌 인감이 히스기야 왕 본인이 소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유물들 중에서 가장 히스기야의 것에 가까운 것이라고 밝히고, CNN에 "왕의 인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삶과 죽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인감이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점토에 찍힌 인감은 다른 사람이 아닌 히스기야왕이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인감도 히스기야왕이 손에 반지처럼 끼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점토 유물은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봉인하기 위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감이 찍힌 점토의 뒷 부분에 가는 끈이 마킹되어 있는데, 이 끈은 파피루스 문서를 묶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
BBC 뉴스는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발굴팀은 이 인감을 구 예루살렘 시가지 옆의 고대 쓰레기 장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감은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쓰레기장에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도장에는 이집트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 두 날개가 달린 양원(고대 이집트인의 종교적 상징, 陽圓, sun disk), 생명의 상징인 앙크(ankh, 십자가 형태의 하나) 등이다. 마자르는 이에 대해 이집트 모티피는 당시에 전 지역에 퍼져 있었지만,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원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성경의 하나님을 위한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도장은 지난 2009년에 발견됐지만, 연구가들이 그 기원을 밝히는 데 실패한 후 보관되어 왔었다. 히브리대학은 최근 돋보기를 사용하여 일부 문자들 사이에 있는 점들을 살핀 끝에 그 의미를 발견했는데, "유다왕 아하스(의 아들) 히스기야의 것(Belonging to Hezekiah (son of) Ahaz king of Judah)"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마자르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왕의 인감이 과학적이고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히스기야왕의 이름이 들어간 다른 인감들이 골동품 시장에 있지만, 이들은 의미를 부여할만한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신이 발견한 단일 아이템 가운데 최고의 것이라고도 했다.
또 이번 히스기야왕의 인감 발견은 성경 이야기 뒤의 현실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 이야기 뒤의 실제 현실이 무엇인지는 항상 의문의 영역"이라면서 "(이번 발견은) 히스기야왕 본인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히스기야왕은 구약에 중요한 남유다 왕 중 한 명으로 언급되는데, 열왕기하 18장 5절에서는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으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다윗 왕 이후 요시아 왕과 함께 남유다 왕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왕이다. 히스기야왕은 기원전 715년부터 686년까지 남유다를 다스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