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13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파리 테러 사건을 규탄하고 충격과 슬픔에 휩싸인 프랑스 국민들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가톨릭 TV 방송국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를 "광기 어린 테러리스트들의 폭력과 증오의 또 다른 표출"이라며, "이는 인간이 할 일이 아니다(This is not human)"고 규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인터뷰 내내 매우 어두운 목소리였으며, "이런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과 모든 프랑스 국민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티칸 공보실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이 사건은 모든 인류의 평화에 대한 공격"이라며 "전 세계가 모든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 살인적 증오에 맞서고 있는 지금 국제사회가 결단력 있는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바티칸 공식 입장을 전했다.
세계성공회 본산인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도 파리 테러 사건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큰 고통을 느낀다"고 밝히고, "극심한 비극에 대한 절망적인 소식을 전해들었다. 수많은 이들의 마음이 찢겨져 나갔다.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함께 울며 구원과 정의를 위해 기도하자"고 전했다.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프랑스를 위해 기도할 때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멈출 수 있도록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허락해 주실 것을 기도하자"고 밝혔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대표이자 국제 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지갑 대표인 그래함 목사는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 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후 올린 이 트위터 글에서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 종식을 위한 기도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기독교계뿐 아니라 이슬람권 종교 지도자들도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집트 국영 뉴스 에이전시 MENA 보도에 따르면, 수니파 이슬람에서 가장 권위있는 종교 기관 중 하나인 카이로 알아즈하르대학교 학자들 역시 이 테러를 "범죄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슬람은 폭력 행위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알무스타파이슬람센터의 이맘인 우마르 알카드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종교란 없다"며, "그들의 종교는 관용이란 없는 평화에 대한 증오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파리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또한 무기와 폭탄에 미친 사람들에 의해 고통받는 세계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사건은 유럽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공격 가운데 2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 사건 다음으로 많은 희생자를 냈으며, 프랑스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이래 처음으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테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세계인들은 SNS상에서 'Pray for Paris' 해시태그와 프랑스 국기 등의 이미지 등을 올리고 희생자 추모에 동참하고 있으며,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리오데자네이루 예수상 등 각국을 상징하는 건축물들에는 프랑스 국민에 대한 연대감의 표시로 14일 밤 프랑스 국기색인 청백적색 조명이 점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