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기독학문연구회(회장 유재봉 박사)와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한국기독교철학회, 기독경영연구원 등의 단체들이 "융·복합과 기독교학문"을 주제로 7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제32회 기독교학문학회'를 열었다.
융·복합?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는 결코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이 없다. 그들은 아이디어를 모두 훔쳤다. 밖으로 나가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serch), 최선의 것이 발견되면 가져와서 조합(combine)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이룩한 창조이다…이 세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것을 발명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짓이다. 누구도 새로운 것을 발명할 수 없다. 창조는 곧 창조적 조합이다. 창조는 찾고 조합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컬럼비아대 더간(William Duggan) 교수의 말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유재봉 박사(기독교학문연구회장)는 인사말을 통해 "학문에서의 융·복합은 지나치게 분화되고 파편화되어 있는 지식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하도록 하며, 복합적인 사회 문제의 해결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여러 연구단체와 교육기관에서 융·복합적인 연구와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기독교적 관점에서 학문의 융·복합을 어떻게 봐야 하며, 바람직한 기독교 학문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라 했다.
때문에 이번 행사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패널토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손화철 박사(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철학 교수)는 인문학자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했다. 그는 "기독교 학문 세계가 융·복합의 본래적인 의미, 즉 하나님이 만드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이해의 측면을 더욱 강조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일단 서로 다른 분야들이 만나 접점을 찾고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손 박사는 "융·복합 연구를 통해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들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융·복합의 자원이 되는 개별학문 분야에 대한 존중을 유지하며, 자칫 범할 수 있는 반지성주의의 오류를 주의한다면, 좋은 학문의 열매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기독교 학문세기가 이미 지속적으로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충분한 저력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김홍섭 박사(국립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기독경영연구원 부원장)는 "경영, 경제학에서의 융복합적 접근"을 이야기했다. 그는 "소비자와 대중의 영향증대와 다양한 요구가 기업으로 하여금 이를 만족케 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을 이루고,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과 학문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의 심화와 소비자 욕구의 고도화는 학문간 융복합의 필요성을 증대하고, 그 추세는 넓고 깊어질 것"이라 했다.
김 박사는 이것이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며 사회적 추세라 설명하고, "이런 학문의 융합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며, 긍정적 측면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 했다. 더불어 "더 중요한 것은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엄성을 유지, 발전시키며 공존, 공생하는 틀을 만드는 일"이라 했다.
박희주 박사(명지대 과학사 교수)는 "융·복합 시대의 과학과 종교"를 이야기했다. 그는 미래의 융합과학기술이 기독교 신앙에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 보면서, "인간본성의 문제, 영혼의 문제, 특이점의 문제가 유물론을 배경으로, 과학기술의 이름으로 제기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박사는 "주류 아카데미에서 유물론의 흐름은 거세다"고 말하고, "제반 과학기술들이 융복합되는 양상과 방향은 예측하기 힘들고 결과물은 복잡해졌다"면서 "이에 따른 변화의 양상은 복잡해지고 사회적, 도덕적, 종교적 함의는 읽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유물론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유신론적 종교와의 갈등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점점 더 힘들어져 이에 따라 기독교 학문을 하는 이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했다.
박문식 박사(한남대 기계공학 교수)는 "융·복합과 기독교 학문: 공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기독교적 융·복합이 ▶인간중심의 상상력을 살리고 키우는 ▶자비와 융합하는 ▶성령으로 충만해 지력과 심력을 기르는 ▶기독교적 융·복합의 생태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제발표 후 이뤄진 분과별 논문 발표는 경제와 철학, 교육, 세계관, 문학(문학/미디어), 예술 등의 영역으로 구분되어 진행됐으며, 오전 대학원생 분과 발표 시간과 '신앙과 학문 우수논문상' 및 '새로남청년 우수논문상' 시상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오는 2016년 기독교학문학회 춘계학술대회와 추계학술대회는 각각 "기독교 학문은 사회와 교회에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 "Faith and Academy"를 주제로 열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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