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이 오만을 꺾고 2012 런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2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원정 경기에 전반 시작과 함께 터진 남태희(레퀴야)의 선제골과 후반에 터진 김현성(서울)-백성동(이와타)의 연속골에 힘입어 홈팀 오만을 3 대 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1점(3승2무)을 기록하며 조 1위를 확정지으면서 다음달 14일 열리는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7회 연속(통산 9회)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필승의 결의로 경기에 임한 한국은 김현성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올리고 이날 첫 올림픽 대표로 출전한 남태희를 오른쪽 날개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왼쪽 날개로 배치해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는 의외로 쉽게 불렸다. 전반 시작 휘슬과 함께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남태희가 눈 깜짝할 사이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었다.
2009년 20세 이하 대표팀 소집 훈련 때 남태희를 테스트했던 홍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3년 사이에 몰라보게 성장했다"며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이 믿음에 보답하듯 남태희는 경기 시작 15초 만에 번개 같은 골을 터뜨렸다.
주심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수인 홍정호(제주)가 페널티지역 안에 있는 김현성(FC서울)의 머리를 보고 후방에서 롱 패스를 올렸다.
김현성이 머리로 떨어뜨려 준 공을 김민우(사간도스)가 슈팅으로 연결하려다 균형을 잃었고 오만의 수비수가 엉겁결에 걷어낸 볼이 공교롭게도 남태희에게 이어졌고, 남태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힘있게 차넣으며 선제골을 완성했다.
1-0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한국은 중원 압박을 통해 오만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제공권에서 우위를 보이며 오만의 골문을 다시 노렸다.
홍 감독의 전술이 통한 듯 몇번의 위기를 넘긴 한국팀은 후반 23분 김현성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오만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박종우(부산)가 문전으로 올린 프리킥을 김현성이 헤딩으로 마무리한 것.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의를 잃은 오만을 몰아 붙였고 잠쉬 후닌 후반 28분 백성동(세레소 오사카)이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3 대 0으로 오만을 격침시켰다.
하지만 불필요한 옐로카드를 받아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27분 골키퍼 이범영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너무 오래 갖고 있다가 경고를 받아 간접 프리킥을 허용했다.
또 4분 뒤에는 김현성이 심한 태클을 하다 옐로카드를 받았고 이에 항의하던 김태영 코치는 퇴장을 당했다.
한편, 패배가 확실해지자 오만 응원단은 경기장 안으로 폭죽을 쏘아대고 물병을 던지는 등 좋지 않은 응원 매너를 보였고, 이로 인해 경기가 10분 이상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영(쇼난)이 폭중 파편에 맞아 잠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