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한국교회가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슈로 인해 일본선교를 꺼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일본선교에 아직 마음이 열려있지 않은 한국교회를 향해 지속적으로 일본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해 나가려 합니다."
국내 첫 자생 초교파 일본선교단체인 일본복음선교회(JEM) 제5대 대표로 25년간 일본에서 사역한 이수구 선교사가 취임했다.
22일 저녁 서울 방배동 방주교회(반태효 목사) 비전센터에서 열린 일본선교 격려의 밤 및 대표취임식에서 이수구 신임대표는 "지난 25년간 북해도를 중심으로 일본선교를 해왔지만, 가족의 건강문제로 2014년 7월 선교를 중도 하차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다"며 "하지만 하나님께서 일본선교라는 막중한 사역을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계속하도록 하셔서 감사하다"며 JEM 대표로 취임한 소감을 밝혔다.
이 신임대표는 이날 "일본의 북해도에서부터 규슈에 걸쳐 70여 명의 JEM 선교사가 충성스럽고도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도록 아비 같은 마음으로 격려하며 섬기겠다"고 말했다. 또 "인구 1억2천만 명 중 그리스도인이 50만 명밖에 되지 않는 일본을 위해 복음 안에서 더 많은 충성된 동역자가 필요하다"며 "영육간에 잘 훈련된 한 사람이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듯, 선교 자원을 발굴, 양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을 향한 한국교회의 선교헌신자가 줄어드는 데 우려를 표하기도 한 그는 "복음을 갈망하는 일본 영혼들을 향해 한국교회가 더욱 성숙한 자세로 천국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JEM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하나님께서 이 사역에 전적인 은혜 주시도록 여러분이 기도하고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수구 신임대표는 총신대, 수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1990년 OMF 소속으로 일본 북해도 삿포로에 파송돼 작년까지 사역했다. 1992년 삿포로톤덴그리스도교회를 개척해 1995년 일본 현지인 목사에게 리더십을 이양하고 안식년을 가진 후, 다시 1996년 삿포로국제그리스도교회를 개척해 18년간 교회 개척과 목회 사역을 하고 2014년 일본 현지인 목사에 리더십을 넘겨주고 본국사역으로 전환했다. OMF 일본선교사위원, 북해도성서학원 이사, 북해도지역 일본목회자연합회 대표, 재일 한국인선교사협의회 회장, 예장합신 일본지역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사역 일본섬김이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신성일 선교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1부 행사는 진계중 오산새로남교회 목사의 기도, JEM 소개 영상 상영, 이준석 전도사의 특별찬송, 오형재 JEM 이사장의 임명장 수여, 신임대표 취임사, 축사 등으로 이어졌다. 오형재 이사장은 "이수구 선교사님의 대표 취임으로 'JEM의 참 선교 전략 구현의 원년'이라고 감히 이름을 짓겠다"며 "JEM은 일본 선교사들만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특별한 선교단체"라고 강조했다. 또 오 이사장은 "일본과의 기본적인 외교전략 인프라가 너무 없는 가운데 원색적인 사과 요청만 해선 안 된다"며 "교수, 학생 교류, 자매결연, 세미나 등 인프라를 높이자고 하는데 복음전파가 가장 좋은 외교전략"이라며 JEM이 신임대표와 함께 이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요청했다.
축사를 전한 김명호 일산대림교회 목사는 "일본 선교사들이 사역하며 힘들고 지칠 때 이수구 선교사님이 점프 케이블을 대어 힘을 북돋워 주는 일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고, 반태효 방주교회 목사는 "많은 한국인 선교사가 현장에 나가있지만 기억할 만한 선교사,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선교사는 정말 많지 않다"며 "이수구 선교사님 같은 분은 한국교회 선교의 자산으로, 하나님이 JEM을 통해 큰 일을 이루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와 노부오 가베난토채플일본인교회 목사는 축사에서 "한국은 일본선교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500년 이상 불교가 지배하고 있고, 불교가 강한 일본은 과거 한국의 백제로부터 불교를 가져와 국교로 정했다"며 "한국의 일본선교는 올바르며, 책임이 있다"며 일본 복음화를 위한 JEM 사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북해도 선교사로 사역했던 김승호 OMF 한국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이사장님의 명쾌한 이야기에 JEM의 개인 후원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미와 노부오 목사님의 '한국이 일본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 다시 한번 마음에 불이 붙었다"고 말한 후, 직접 피아노 반주와 함께 두 곡의 찬양을 일어로 부르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이수구 신임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행사는 김태희 씨의 피아노, 홍소정 씨의 비올라 특별연주에 이어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가 '두 번째 기회'(요3:1~6)를 주제로 설교했다. 이동원 목사는 "일본선교의 진정한 황금시기는 일본 패전 직후였으나 당시 7,100만 일본 인구를 위한 선교사 수는 2,500명으로 턱없이 부족했다"며 "더 많은 선교사가 도착하지 못하는 사이 신속한 경제발전으로 그리스도의 복음 대신 자본주의 황금이 일본인들 안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일본은 더 이상 복음의 필요에 절박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하지만 발전된 문화와 황금의 위력이 일본인들의 행복을 결코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원전 사고, 지진 소식 등으로 흔들리는 일본땅에 어쩌면 하나님께서 선교의 두 번째 기회를 주시고 있는지 모른다"며 일본선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복음화율 0.45%의 일본을 위한 JEM의 사역을 주목하고 격려하고 싶다"며 "성경의 요나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본선교의 두 번째 기회 속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사랑과 은혜, 우리의 사명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특히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약하고 가난한 나라에 간다는 세계선교에 대한 보편적 인식은 가장 커다란 편견"이라며 "하나님의 선교방법은 돈과 무력을 가지고 할 수 없으며 오직 한가지, 복음을 가지고 기도하며 해야 한다"며 "복음이 우리의 자산이고 능력"이라고 역설했다. 또 "많은 선교의 후원이 필요하고, 역사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를 맺어왔으며 지금도 위협을 느끼는 일본에서 돈의 힘과 무력으로 제국주의적 선교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사랑과 섬김의 '종의 선교'로 하나님의 진정한 선교를 일본에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JEM은 1991년 일본선교를 위해 기도하던 이들이 일본어 성경 공부와 기도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되어 선교동원, 협력, 지원, 선교사 훈련 및 파송 단체로 발전했다. 일본은 인구 1억 2,600만 명 중 0.45%가 크리스천이고 교회평균 출석 성도수는 40명이다. 목회자가 없는 무목교회가 많아 목사 1명이 2~3곳의 교회를 담당하기도 하며, 목회자 평균연령이 60세에 가까워 10년 후 무목교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